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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보기 싫어 산에 안가?

而山
2009.09.13 03:05 1,19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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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요즈음 산행에 나오고 싶지 않은 이유가 한 친구로부터 기분 나쁜 소리를 들어 산행 내내 기분 잡쳤고 지금까지 찜찜하다는 것이다. 기분 잡쳤으니 산행이 도통 즐겁지 않았단다. 내가 물었다. 당신에게 기분 나쁜 소리를 한 친구도 기분 잡친 산행을 한 것 같으냐고.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하였다. 그러면 그가 속없이 던졌을 수도 있는 빈말에 속 끓는 산행을 했다면 당신만 손해 본거네?. 아니면 그 이전에 당신이 그 친구의 비위를 거스르는 언행에 대한 그 친구의 반발이었다면 까부수기 똔또이가 된거구.
그런데 요즘 산악회 분위기가 개판이라고…? 당신 생각엔 사람들이 하나님 섬기려 교회가? 아님 목사나 교인 사귀려고 교회가?,
그건 다르지…요.
달라? 뭐가 달라? 그럼 당신은 산이 좋아 산에 가 아님 산악회 멤버가 좋아 산에 가?
둘 다 좋으면 좋잖아요.
둘 다 좋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헌데 당신은 산보다 후자 쪽 친목에 더 중점을 두니까 갈등이 생기지, 나는 산이 더 좋기 때문에 산에 너무 많이 간다고 욕먹어도 개의치 않고 혼자라도 산에 간다 구, 당신의 회원들에 대한 호 불호는 山도 神도 어쩌지 못하는 개인적이 감정이야, 대인관계의 마찰은 산악회만의 일이 아니고 사회활동의 일반적인 현상이야, 대인관계의 좋고 나쁘고 는 당신이 만드는 거지 산악회 탓 하지 말아요.

산에 가는 날 비가 온다고 생각해 봐요, 기분 잡치죠? 그러나 당신 기분과는 상관없이 비는 옵니다. 어쩌겠어요? 그 상황에서는 두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지요, 하나는 하늘을 원망하며 산행을 포기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비 맞는 산행도 괜찮은 정취라며 우장(雨裝)을 챙겨 나서는 겁니다.
산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산행의 100가지 긍정적인 효과 중에서 한두 가지 문제점을 꼬집어 핑계를 만드는 사람들이고, 산쟁이들은 100가지 난관을 극복하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지요.

제가 나가는 목요인문학당에서 논어를 배우는데요, 논어 옹야편에는 그 유명한 인자요산(仁者樂山)이란 말도 있지만 그 보다도 위 사례에 더 적절한 문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니라
군자는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며 소인은 같은 짓거리를 하면서도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늘 말했듯이 다름은 틀림이 아닙니다. 나하고 다르다고 나쁜 놈이 아닙니다. 다름은Wrong이 아니라 단지 Difference입니다.
우리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똑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도 화목하지 못한 것은 소인배보다도 못한 거지요. 조금만 달라도 이단으로 몰아부처 핵분열 하는 종교인같이 되면 안되겠죠? 같은 부류끼리만 뭉치는 코드맞추기 정치꾼 모양새도 꼴불견이잖아요?
귀농한 어느 농부가 쓴 책에서 읽은 것 같은데요, 흙의 원자는 서로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대요, 그런데 같은 성질의 원자끼리만 뭉쳐지면 찰흙(Clay-점토)이 되어 생명체를 생성시킬 수가 없답니다. 무기물, 유기물 등 잡것들이 섞여야 생명체를 일구는 토양이 된답니다.
산에도 바위, 나무, 물, 풀과 돌멩이들이 섞여야 아름답잖아요?
야생화 군락지에도 잡초가 많습니다. 그래도 꽃밭으로 봅니다. 꽃만 덮인 산은 없습니다,

댓글목록 4

김삿갓님의 댓글

김삿갓 2009.09.13 10:16
어느 산악인이 말한것이 생각난다.  '산이 있어 산에 간다'

장효건님의 댓글

장효건 2009.09.14 11:34
오르자 !그회원님 어렴풋 하게 짐작갑니다.마음조금 누그리시고,누그러졌다싶으면 산에서보입시다.
지금은 적 같지만 후에는친구일수있읍니다.

윤문수님의 댓글

윤문수 2009.09.14 12:13
산이 바로 그기에 있어 가지 않나요.

而山님의 댓글

而山 2009.09.14 14:17
1924년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말로리가 말한 Because it is there(산이 거기 있으니까)가 Because  he is there(그가 거기 있으니까)로 페러디 된 느낌이네요.
그렇지만 조지 말로리의 '거기 산'이나 내 글의 '그 사람'이나 어느 특정대상을 콕 집어 한 이야기가 아니니 비약적인 상상으로 작은 '씨비'가 큰 '씨비'로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단지 서로 미워하지 말고 이쁜 마음으로 산에 다니자는 당부의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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