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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란

늘이네
2004.08.28 20:36 1,950 0

본문

▲중년이란



중년은 용서의 시기이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인 것이다.(31쪽)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있는 인생을 발견해내는 것이 중년이다. 여자든 남자든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외양이 아닌 그 사람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중년이다.(58쪽)



중년을 넘어서게 되면 우리들은 항상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준비를 계속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준비란, 준비해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태세를 늘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76쪽)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더더욱 아직도 정신이 맑아 다소 철학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1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된 것과도 견줄 만한 요행일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것은 중년 이전에는 결코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152쪽)



최근의 풍조로 봐서는 고령자라고 해서 위로받기는커녕 무시되어 말석에 버려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때야말로 말석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말석이란 모든 것이 잘 보이는 자리다.(187쪽)



그 어떤 사람이 없어도, 이 세계는 변함없이 잘 돌아가게 마련이다. 중년 이후에 우리가 의식해야 할 것은 내가 없어도 어느 한사람 곤란해 하지 않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식하는 일이다. 만일 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비참하게 생각될지는 모르나, 그 누구가 없어도 이 세상은 아무 차질 없이 잘 돌아가게 되므로, 기본적으로 우리들은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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