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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등산학교 후기

심재문
2006.07.01 13:16 1,990 1

본문

           산에 다녀왔습니다. 어릴적부터 오랜 시간동안 산에 다녔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산에 다녀왔습니다. 목적도 여지껏 다녀왔던 산과는 조금 틀렸고 산을 다 마치고 내려올때는 여지껏 얻은 것과는 또 다른 것을 얻어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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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람치고 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 입니다. 저 역시 어릴적부터 한국의 이산 저산을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걸어서 오르락내리락 할때 가끔 저 멀리 한편에서는 바위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들을 보며 가끔씩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기 매달려서 무엇을 하나…’ 하는 생각이였죠. 물론 그 사람들이 암벽이란걸 하는 사람들이라는건 알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나의 생각은 무엇을 저기에서 가 아니고 왜 저기에서 였습니다. 저 사람들은 왜 저기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저걸 하는지. 그 해답을 이번에 LA 등산 학교에서 찾게 된겁니다.


           LA 에서의 일정은 길지 않았습니다. 2 3일의 일정은 금요일 아침 LA 를 출발해서 월요일 아침에 아틀란타에 다시 도착을 하게 스케쥴이 되어있었습니다. 실제로 산에 머무른 시간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낮까지 였습니다. 토요일 오전 매듭과 모든 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고 일요일 마지막 교육을 마칠때까지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마지막에 올랐던 바위는 마치 벌써 선수가 된것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잘 짜여진 교육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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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잘 짜여진 교육을 마칠때즈음 정상근처 바위에서 잠시 고개를 돌려 산 밑을 내려다 보았을때 지난 시간 가졌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것 같았습니다. 내 발 밑에는 여지껏 걸어서 오르락내리락 했던 산과는 다른 모습의 산이 세상과 어우러져 있었고, 그곳을 올라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는 산 안의 또 다른 산의 모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정상을 오른 후 이러한 생각들은 꼬리를 물어가면서 이 세상엔 역시 새로운 길을 걷는 자만이 볼 수 있고 생각 할 수 있는 것이 있구나 라는 것까지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암벽 출발지점에서 산 밑까지 다시 걸어서 내려갈 적엔 올라가는 방법에 대한 아쉬움이 머리속에 맴돌았습니다. 다른 코스를 탔다거나 아니면 힘들었던 지점에서 손과 발이 이렇게 혹은 저렇게 움직였으면 더 좋은 자세로 쉽게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이 자꾸 아쉬움으로 밀려왔고 뒤돌아 다시 오르고 싶은 심정이 간절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앞서 가는 강사님께 엉뚱한 질문을 했습니다. 화투를 많이 치면 화투장이 손에 붙는다던데, 암벽도 많이 하면 손하고 발이 바위에 붙나요? 내가 해놓고도 엉뚱하다고 생각했던 이 질문에, 강사님은 그럼 이라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아쉬움을 남긴채 돌아왔지만, 새로운 세상을 본 것 같은 기쁨과 앞으로도 그곳에 도전할 생각은 그 짧은 며칠이 남겨준 것 치고는 앞으로 남은 나의 등산인생에 가장 큰 변화인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댓글목록 1

앤디김님의 댓글

앤디김 2006.07.02 08:11
조산회에 산삼같은 젊은 피 "심 재문" 이 새로은 등산인생을 펼치게 되었으니
우리 조산회는 정말 "심 봤다!!!!!!" 
산 만 잘타는것이 아니라 글도 아주 잘 쓰는 팔방미인이구먼--
앞으로 등산교실 운영에 많은 기여를 바라며----- 
고마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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