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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 산의 봄

이만호
2007.05.08 01:58 1,674 0

본문

img_2244941_1328369_0.jpg 
 

애틀랜타의 봄은 꽃부터 피운다.

사랑보다 몸부터 섞자는 여자의 웃음같이 온다.

호들갑스런 그 웃음은 오래 가지 못한다.

이산화탄소 도시의 봄은

꽃샘 추위에 꽃이랑 이파리랑 동상이 걸려
애벌레가 먹어야 할 양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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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 산의 봄은 더디게 온다.

숲속에서 수런거리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직도 완연한 봄은 아니다.
인동의 시간이 너무 혹독하여
물오름이 어려운가 보다.

아래층 천정을 연두색으로 칠했더니 아내가 좋아했다.

그래서 부엌도, 화장실도, 각방의 더러워진 벽면도 연두색 칠했다.

아내와 나는 처음으로 같이 좋아하는 색깔을 찾았다.

연두색을 찾아 짬만 나면 스모키 산으로 간다.

그 곳에 연두색이 많고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 그곳에선

아내에게서 마누라, 여편네, 할망구라는 수식어가 없어진다.

날개보다 몸집이 더 큰 벌의 교미를 보고 깔깔대고

거친 몸통을 뚫고 나오는 새싹 봉오리를
신기하여 들여다보는

마음까지 연두색이 된 아내를
나는 갓 만난 연인처럼 본다.  
 
이 화창한 봄날
살아있음에

산에 있음에 감사한다.


 
img_2244941_1328369_1.jpg 
5월 6일-첫 사진은 트레일 시작부분인 산 자락이어서 꽃이 제법 피었는데,
위 사진은 산 꼭지부분이라 아직도 겨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온전하지 않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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