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6684ft.)은 아직도 봄
이만호
2007.06.0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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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산행 연락회원이 없어 아내와 나는 미시시피강 동부에서 가장 높은 산 미셸에 올라
가는 봄의 끝자락이라도 만져보자고 오붓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떠난 산행이었다.
토요일 아침 985선상에서 박상환님의 전화를 받았다. 스모키의 발삼지역에서 형제 자매들의 Family Reunion을 주선하여 가는 중이라고, 잠시후에 토요산행 팀장인 홍종철님의 전화를 받았다. 박상환님과 클레이톤 주유소에서 우연히 만났다며 자기들도 스모키를 가는 중이지만 목적지는 다르다고.....매 주말 산행실시 목적이 떼거리가 아닌 개별 소구룹화로 산에 대한 갈증을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제 나름대로 해소하며 즐기자는 데 있다.
잠시후 최영준님의 전화가 왔다. Coosa트레일을 가는 중이라고...행선지 바꾸어 합류하자고 꼬드겼다. 해서 Mt. Pisgah area의 Buck Spring Trail을 같이 하였다.
오후 5시 넘어서야 산행을 마치고 최영준님은 애틀랜타로, 우리는 애쉬빌쪽으로 북상하기 때문에 헤어졌다.
애쉬빌에 들어 설 때쯤 전인구님의 동참전화가 왔었지만 우리가 이미 멀리 올라 와 있었기 때문에 합류할 수 없었다.
너무 늦었기에 텐트대신 모텔에 들기로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내린다는 일기예보였다. 비온다고 뭘 못해? 가보는거야. 운전하는 시야가 개떡이었지만 조심 조심 미셸 정상부 주차장까지 갔으나 비바람이 세차게 불며 시야 제로였다. 그래도 정상능선 트레일을 하자고 우겨 우장까지 갖추어 입은 아내가 겁에 질린 듯 내려 가잔다.
정상전망대 공사중이라 9월1일날 오픈한다지만 한번 더 주위를 둘러보자고 왔다갔다 하였더니 이게 무슨? 아내에게 고소증세 비슷한 증상이 일어났다. 아침 내내 생기 있던 사람이 급작스레 맥이 풀리고 졸음이 온댄다. 급히 3천여피트를 내려오니 그런 증상이 가신 듯 없어졌다. 할 수없이 산자락의 Green Knob트레일에 붙었다. 산 아래이기 때문에 녹음짙은 여름일줄 알았는데 아직도 봄의 풋내가 물씬했다. 신록과 녹음의 중간쯤 되었다. 나에게 금년 봄은 한참 길게 이어진다. 더 북쪽, 더 높은 곳으로 쫏아 다닌 덕이기도 하지만 내게 온 60번의 봄중에서 금년 봄이 유독 싱그런운것은 아마 맑은 새싹같은 손주놈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들에게서 어리고 풋내나는 생명의 활기를 전이 받기 때문이겠지. 늙은 우리도 풋것처럼 되살아 나는 시절이다. 산아래 트레일을 마치고 정상부의 짧은 트레일을 한번 더하자고 올라 갔다. 어랍쇼. 이번엔 메시꺼움까지 느끼며 정이 딱 떨어진다고 내려 가잰다.
내년부터 함께하기로 한 '아름다운 세계 10대 트레일' 완주계획에 차질이 오겠다. 몇개의 트레일은 고소적응이 필수인데 걱정이다.
오후 산행은 이름도 이상한 Little Butt Trail(Big butt도 있다)을 하였다.
North Carolina는 Mountains-to-Sea라는 Trail System을 운영하는데 그 산군의 최하층부와 정상을 연결하는 산길이다. 리틀버트는 16마일의 MST중 불루릿지 파크웨이에서 진입이 가능한 트레일이다.
갈때는 짙은 안개때문에 가려졌던
귀가길의 불루릿지 파크웨이는 눈 부신 산철쭉의 잔치길이었다. 몽환적 풍경이었다.
이젠 가는 봄을 보내줘야 겠다.
*Mt. Mitchell의 이름은 1830년부터 1857년 폭포에서 추락사 할때까지 그 산이 동부최고봉임을 주장하였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교수 Dr. Elisha, Mitchell의 이름을 딴것이다. 그 이전엔 불랙마운틴으로 불리었는데 한때 미셸의 제자이기도 하였던 연방상원의원 Thomas Clingman이 미셸의 업적에 이의(특히 측량결과)를 제기하며 불랙마운틴을 자기 이름으로 불려지기를 원하자 미셸의 지지자들이 미셸의 1년된 사체를 정상으로 이장하면서까지 지지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클링만은 대신 스모키의 최고봉에 자기 이름을 헌정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가란.....ㅉㅉㅉ,
***미셸 산에 대한 사진과 산행기는 http://kr.blog.yahoo.com/sanakinusa/1328373.html 에도 있습니다.***
댓글목록 1
앤디김님의 댓글
지는 성당 행사로 인해 같이 참석을 못했는데
오히려 두분만의 좋은 시간을 가지시게 된것 같네요.
아마, 다음주엔 방해꾼들이 동행을 할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