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추적장치 휴대, 당사자인 등산인들이 반대
앤디 김
2007.02.25 23:21
1,354
0
본문
“등산객 살리자는 취지인데…” |
입력일자:2007-02-24 |
위치 추적장치 휴대, 당사자인 등산인들 반대 오리건주 최고봉인 후드 산(Mt. Hood)을 오르는 등반객들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의무적으로 휴대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임용근 주하원 의원에 의해 상정됐지만 일반인들의 폭넓은 호응과는 달리 정작 등산 전문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임 의원은 작년 12월 뉴욕의 혼혈한인 제리 쿡(36) 변호사 등 일행 3명이 후드 산 정상 부근에서 강풍과 폭설 속에 조난된 끝에 한 명은 9일만에 시체로 발견됐고 쿡 변호사 등 두 명은 지금껏 실종된 사건이 발생한 후 이 법안을 서둘러 상정했다. 임 의원은 이들 3명이 전자 추적장치만 휴대했더라면 살아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들을 수색하는 데 든 경비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발 11,239 피트인 후드 산을 10,000 피트 이상 오르는 등반객들은 무조건 추적장치(비컨)를 휴대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임 의원 법안의 타당성은 지난 주 역시 후드 산 정상 부근에서 조난됐다가 하루 밤을 지샌 뒤 극적으로 구조된 등반객 3명에 의해 여지없이 입증됐다. 구조대는 이들이 휴대하고 있던 비컨 덕분에 조난장소를 쉽게 파악해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986년 후드 산에서 조난 당해 떼죽음 한 7명의 고교생 중 하나인 수전 맥클레이브의 부친 돈 맥클레이브는 22일 주의회 청문회에서 만약 임 의원의 법안이 20여년 전에 제의됐더라면 딸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 등산인들은 비컨 휴대가 좋은 아이디어이기는 하지만 법으로 규제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난위험 자체가 등산인들에게는 큰 매력이라며 비컨 휴대를 법령으로 의무화한 주는 미 전국에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스캇 브루언 의원은 임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쿡 변호사 등의 비극은 극한 스포츠에서 일어나는 성질의 것으로 의회가 관여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브루언 의원은 후드 산을 10여 차례 정복한 등산광이다. 포틀랜드 산악구조대(PMR)의 록키 헨더슨도 임 의원의 법안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의회가 등반의 안전을 지나치게 법제화하려들면 모험심을 잃게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5년 한해동안 오리건주에서 실시된 수색 구조활동 중 겨우 3.4%만이 실종 등산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며 이는 사냥꾼이나 버섯 채취꾼 등 다른 실종자들에 비해 미미한 수치이므로 법을 제정해서까지 단속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짐 위테이커도 비컨 휴대 여부는 개인이 결정할 일이며 법으로 의무화하면 등산의 신비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등산의 묘미는 남의 추적을 의식하지 않고 대자연 속에 들어가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