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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 그 쓴 맛

in kyun sin
2006.03.10 11:23 1,75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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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그 이름이 나를 얼마나 무식의 그 끝을 보게 했던가.
얼마 전 나는, 젊고 괜찮은 년이건 놈이든 보기만 하면 엮고 싶은 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일을 또 만들었다.
사람들은 중매를 잘 서면 술이 석 잔이요, 못 서면 뺨이 석 대라고 하면서 괜한 일을 벌린다고 궁시렁거리지만 그래도 의연하게 젊건, 조금은 늙었어도 서류상 초짜면 나는 못말리는 그 충동을 누르지 못한다.
에스프레소는 바로 그 때 나를 그 쓴 맛의 끝을 알게 해준 놈이다.
사건은 ,
바로 사람을 엮으면서 그래도 중매쟁이 노릇을 하려고 나선것이 그 발단이었다.
여기 저기서 많이 들어 본 그 커피 이름. 에스프레소.
그래서 과감하게 나는 젊은 누나를 사칭하면서 영계들은 멋있는 그 이름의 커피를 마시겠지 생각하고 과감히 에스프레소 미듀움 하나, 그린 티 미듀움 하나.( 속으로 나는 녹차)
이렇게 커피집에서 주문을 하였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지 에스프레소라고 주는데 컵에 아주 쥐똥만큼 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다시 외쳤다. 아아.. 나는 미듀움 에스프레소라고. 그랬더니 분위기 있게 생긴 그 여인네가 바로 이것이 미듀움이라지 않는가... 보니 색은 아주 검다 못해서 숯검댕이같은 것이 양은 왜 이렇게 적은지 ...
어쨌거나 나는 과감히 들고 자리로 와서는' 이건 에스프레소고 이건 녹차야.' 하니 그 녀석 생각 할 것도 없이 '저는 에스프레소 안 마셔요'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내가 그 숯검댕이 물을 마시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 쓴 것이 바로 사약의 맛이겠지....
한 모금 벌컥 한 것이 뱉아 버릴 수도 그렇다고 삼킬 수도 없는 그 때의 모습이라니...
설탕을 아주 한 주먹 가지고 와서 넣고 마셔도 도저히 마실 수가 없었다. 속으로 이녀석 그냥 지가 마실 것이지..하면서 얼른 자리를 비켜주고는 차로 왔다. 도저히 마실 수도 그렇다고 돈주고 산 것을 버릴 수도 없어 차에 가지고 다니는 물을 섞어 보았다. 그래도 그 물은 그래 진흙탕 물이었다. 으휴 그래 버리자...
다시는 세련된 현대인인척하지 말자. 모르면 그냥 무식하게 아는 것만 먹고 마시자.
내가 이제와서 짐짓 멋진척 해보았자 누구 말대로 사진 찍을 때 나때문에 사진을 세로로 찍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데 몸과 같은 아줌마면 어떠리...
그래도 세아이의 엄마만큼 용감한 사람이 또 어디 있으랴. 좀 아줌마 소리를 들으면 어떠리 궁금한 것 아닌척하면서 속앓이 하는 것 보다는 무식하게 물어서 알고 나면 편하지 않은가..
나름의 원칙을 지니면서 살아가는 나. 그것이 늘 산을 통해서 배우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겠는가.
에스프레소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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