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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과 13개의 정맥- 김태웅님漢北正脈

늘이네
2005.02.16 20:59 1,78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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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 6구간




한북정맥 종주 - 육구간


구 간 : 노채고개 ~ 운악산 ~ 47번국도
기 간 : 2000년 5월 2일 화요일
날 씨 : 맑음
종주일정: 10:30 샘터
10:45 노채고개
11:10 원통산
11:40 갈림길(강구동 하산길)
13:05 바위봉(전망대)
13:15 첫번째 암벽하강
14:15 암벽하강 완료
14:30 두번째 암벽하강
14:45 암벽하강 완료
15:00 세번째 암벽통과
15:40 암벽통과 완료
15:55 애기바위(기둥바위)
16:05 운악산 서봉(935.5)
16:15 운악산 만경대(945)
16:30 절고개(현등사 갈림길)
16:45 철암재
17:00 바위봉(애기봉 갈림길)
17:45 47번국도
도상거리 : 10km
산행시간 : 7시간,

신록에 함성이 골짝을 메우고 능선으로 울러 퍼지고 있다
2주간 내내 기다리던 날이다. 운악산 직전 암벽 구간을 어떻게 통과할지가 걱정거리지만,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덕수궁앞 출발 지점으로 낯익은 얼굴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출발 직전 오랜만에 일본에 의해 왜곡된 조국의 산줄기를 배우며 백두대간 종주를 같이하던 한상철씨가 도착한다. 반가운 얼굴이다. 앞뒤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걷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10시 30분 샘터에서 하차하여 6구간 시점인 노채고개까지에 비포장도로는 7분 정도에 거리지만 수통에 물 채우는 것을 잊고 지나쳐 버려 다시 샘터로 내려와 물을 채우고 앞서간 대원들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숨이 턱까지 차 오른다.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 한상철씨가 보인다.

11시 첫 번째 봉우리를 오르면서 방향을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평범한 능선 길 좌우로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다. 조그마한 바위봉을 우회하고, 좁은 날 등을 따라 걷는다.

11시 10분 진달래와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린 567.3m의 원통산에 오른다. 삼각점을 확인한다. 상큼한 봄 날씨에 뒤돌아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청계산을 지나 국망봉까지 줄기차게 이어지는 한북정맥에 능선이 그저 아름답기만 한다. 날씨에 점수는 만점에 가깝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계절에 여왕답게 5월은 성큼 다가왔다.

원통산을 뒤로 소나무 숲 사이로 내려서니 운악산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급경사에 내리막길은 마사토 길이 미끄럽고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 길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모두가 조심하면 걷는다. 조그만 바위봉들이 이어지는 능선 길을 우회하며 걷다보니 왼쪽으로 깊은 계곡과 오른쪽에 일동면에 마을들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희미한 갈림길을 지난다. 소나무 숲이 이어지면서 소나무 사이로 진달래꽃이 아름답다.

11시 40분 왼쪽으로 강구동으로, 오른쪽으로는 노채로 내려설 수 있는 사거리를 지나면서 억새밭에 넓은 능선 위를 걷는다. 다시 칼등 능선이 이어지면서 길 좌우로 진달래가 줄지어 피어 있다. 왼쪽으로 노채고개로 오르는 5번 군도가 보인다. 야생화 양지꽃이 활짝 피여 우리를 보고 웃고 있다. 유달리 양지꽃이 많이 눈에 띈다. 한차례 급경사에 낙엽이 쌓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면서 바위봉들이 이어진다.

13시 05분 바위봉 전망대에 오른다. 휘둘러보는 조망이 좋다. 4월 내내 황사로 가리워 졌던 시야가 거침없이 다가온다. 멀리 청계산, 민둥산, 국망봉 지나 광덕산 회목봉까지 조망되고 오른쪽으로 명지산 지나 화악산까지 왼쪽으로 명성산 지나 금학산, 고대산까지 조망된다. 모두다 마음을 풀어놓고 연 록의 찬가를 신명나게 부른다. 신록에 함성이 골짝을 메우고 능선으로 울려 퍼지고있다. 좁은 바위 날 등을 따라 걷는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네 발로 걸어야 한다던 김대장에 주의가 있었지만 오늘은 주변에 경관을 보며 걷는다.

13시 15분 첫 번째 하강 지점에 도착한다. 김대장으로 부터 하강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기본적인 장비에서부터 시작한 교육은 안전벨트 사용법, 하강 동작 및 여려 가지를 터득한 후 순서대로 하강을 시작한다. "하강 준비 완료" "하강" "하강 완료" 구호를 복창하며 한사람씩 하강이 시작된다. 기다리는 동안 점심식사를 한다. 기다리던 차례가 왔다. 생전 처음으로 자일에 매달렸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운 것 같다. 한 발 한발 내려선다." 하강 완료" 드디어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내려선 대원들은 좁은 바위 날 등에서 다음 하강 준비를 하며 대원들에 하강하는 모습을 보며 기다리고 있다.

14시 15분 21명에 대원이 두 번째 하강을 시작하다. 두 번째 암벽은 첫 번째보다 난이도가 적은 암벽으로 안전벨트 없이 내려설 수가 있어, 14시 45분 짧은 시간에 끝내고, 세 번째 암벽을 통과하기 위해 바위 날 등에 올라선다. 어려운 세 번째 암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5시 암벽을 통과하기 시작한다. 슬랩(30∼75도 경사진 바위면)에 매달려 자세를 바꾸면서 크랙(좁은 틈바구니)에 오른발을 넣은 후 슬랩에 매달려 내려선다. 먼저 통과한 대원들에 독려로 온 힘을 다하여 내려서며 이제 해냈구나 생각하니 기쁘기 한량없었다. 이어 통과하는 대원들에게 힘을 돋구어 주고 화이팅을 외친다. 그리고 무사히 내려서는 대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15시 40분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전원 무사히 어려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고 운악산 정상을 향하여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15시 55분 애개바위(기둥바위)에 도착한다. "고 김영규 여기서 숨지다" 1967, 12, 25. 악우 임태선 안경호 이명희가 세운 묘비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애기바위를 내려서면서 무지개폭포를 지나 운주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협곡에 풍경이 빼어나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암봉과 어울러진 소나무의 기막힌 조화가 겹겹이 들고 일어서는 암봉들이 장엄하게 솟아 있는 경관을 몇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차례 다리품을 팔며 오른다.

16시 05분 서봉 정상에 선다. 각흘산악회가 세운 936메타에 운악산 정상 표지목이 서 있다. 지나온 암봉들이 이를 들어내고 있다. 잠시 내려서 전망대 바위에 서니 남으로 푸른 한북정맥 능선은 멀리 우리의 종착지 도봉산이 보인다.

16시 15분 헬기장이 있는 운악산 만경대 정상에 선다. 포지석이 서 있고 빨간 깃발이 나 붓기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능선 봉우리들이 아름답다. 한북정맥이 경기에 접어들면서 화악산, 명지산을 일으켜 놓고, 다시 서남으로 내려와 포천군과 가평군 접경에 솟구쳐 놓은 산이 운악산이다. 수십 길이나 되는 바윗덩이가 절벽을 만들고 있고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각각의 모양들을 연출하고 있어 자연의 신비에 모두들 탄성을 연발한다.

16시 30분 현등사 1059m라 표시되어 있는 절고개 십자로를 통과한다. 운악산의 동남쪽 산중턱에 자라 잡고 있는 현등사는 신라 22대 법흥왕(514년)때 인도에서 마라가미라는 중이 포교차 신라에 찾아왔으므로, 왕이 그를 위해 운악산에 지은 절이다. 이 절은 고려 21대 희종때 보조국사가 주춧돌만 남은 절터에 석등의 불이 꺼지지 않고 있음을 알고 새로이 사찰을 지어 현등사라 불렀다 한다.

16시 40분 길원목장으로 내려설 수 있는 사거리 갈림길이 있는 철암재 통과한다. 왼쪽으로 중장비에 굉음 소리에 돌아보니 암석을 채취하려고 운악산에 아름다운 암벽을 훼손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굳이 우리나라에 산줄기 운악산에 수려한 암능을 망가트려야만 했을까? 고개를 들어보니 깎아지른 절벽 위 바위능선 위로 대원들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대원들이 지나는 바위봉에 진홍색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어 꽃길을 따라가는 대원들에 모습이 꽃길과 어울러져 아름답다.

17시 바위봉에 선다. 직진하면 애기봉(악귀봉)으로 이어진다. 정맥 길은 오른쪽으로 90도 꺾으면서 급경사에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안 넘어지려고 나뭇가지를 붙들며 안간힘을 쓰면서 내린다. 급경사를 내려서면서 바윗길에 소나무 한 그루가 아름답다. 47번 국도가 보인다. 다시 급경사 길이 이어지다가 소나무 터널 숲을 지난다. 군부대 울타리가 나타난다. 울타리를 50여m 따르다가 오른쪽으로 내려서면서 좁고 낮은 능선 길로 이어진다. 낙엽이 쌓여 미끄러지면서 언덕을 올라 길이 희미한 잡목 숲을 따르다가 사면 길을 내려서서 왼쪽으로 옛 도로를 따라 걷는다.

17시 45분 6구간 종착지인 47번 국도에 도착한다. 오늘도 힘겹게 한 구간을 해낸 자신이 대견하게 느끼면 또 다음 구간을 기대하면서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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