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 Cliff 단상
채원이네
2015.08.18 04:31
1,338
2
본문
대오(大烏: Raven)절벽
지난 주말 선배님들과 함께 Raven Cliff로 이르는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여러 생각이 겹쳤습니다. 산악회의 행사나 가족 나들이 삼아 여러번 온 곳이라 저에게는 무척 익숙한 곳입니다. 다만 이 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지역의 주인이었을 Raven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Raven은 까마귀 종류의 새이면서 흔히 우리가 보아 왔던 까마귀 보다는 몸집이 크고 사냥능력이 뛰어난 새입니다. 그래 Raven이 이리 귀해진 것은 사람의 발길이 더해지면서 정작 계곡의 주인이 떠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Raven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조선시대 간신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한명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다른 이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과 감추고 싶은 모습이 따로 있었나 봅니다. 세조와 성종의 37년간의 정치권력을 장악했던 세조정난의 일등공신이요 부원군이기도 했던 한명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한명회는 자신이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님을 보이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 벼슬을 물리고 낙향한다는 것이 겨우 한강 이남의 지금의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압구정동에 정자를 짓고 자신의 호를 갈매기와 친하다는 의미의 압구(狎鷗)라 하고 정자를 지어 압구정이라 하였습니다. 이런 천박한 명예욕을 두고 지조 있는 선비들은 그의 권력욕을 조롱하여 갈매기를 못살게 군다는 뜻의 압구(壓鷗)로 바꿔 불렀고, 어떤 이들은 정자는 있으나 그곳에 돌아와 쉬는 이는 없으니 누가 갓 쓴 원숭이라 하지 않겠는가 하고 풍자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이에 미치니 Raven이 떠나버린 것이 내가 무심코 저지른 압구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위로가 되었던 것은 송나라 최고 명문가로 일컫는 소동파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던 중 일행 중 한명이 자신의 인생이 부질없음을 한탄했나 봅니다. 이에 소동파가 한시로 답하여 말하기를 “천지간의 모든 것은 다 변하는 것이라 내가 변하고 늙어 가는 것이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고” “천지의 모든 것은 주인이 있어 내것이 아니면 터럭 하나라도 욕심내면 안되겠지만”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내가 가진다 하여 나무랠 이 없고 써도 써도 닳지 않는 조물주의 선물이니 그대와 내가 누리면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라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래 벗과 함께 기뻐하고 술을 마시며 밤을 즐겼다 하니 노장사상이 다르지 않을 것이고 물아일체가 따로 있었겠습니까. 생각이 이에 미치니 몸이 예전 같지 않다라며 나이가 들어감을 서운해하는 선배님의 말씀에 소동파가 멋지게 읊었을 청풍명월의 명문으로 위로를 할까 하다 그것 역시 다른 생각과 함께 흩어졌습니다.
이렇게 두서 없는 생각들을 적어 보는 것은 좋은 산과 물을 찾아 구석구석 함께 다니며 좋은 이야기 들려주고 함께 걸어주는 선배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아틀란타와 뉴욕을 오가며 아이들 챙기면서 살다 보니 자주는 못 뵙더라도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산행은 참 즐겁고 멋진 일입니다. 모쪼록 강건하시고 청풍명월의 주인으로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기를 바래봅니다.
강현성 올림.
지난 주말 선배님들과 함께 Raven Cliff로 이르는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여러 생각이 겹쳤습니다. 산악회의 행사나 가족 나들이 삼아 여러번 온 곳이라 저에게는 무척 익숙한 곳입니다. 다만 이 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지역의 주인이었을 Raven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Raven은 까마귀 종류의 새이면서 흔히 우리가 보아 왔던 까마귀 보다는 몸집이 크고 사냥능력이 뛰어난 새입니다. 그래 Raven이 이리 귀해진 것은 사람의 발길이 더해지면서 정작 계곡의 주인이 떠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Raven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조선시대 간신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한명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다른 이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과 감추고 싶은 모습이 따로 있었나 봅니다. 세조와 성종의 37년간의 정치권력을 장악했던 세조정난의 일등공신이요 부원군이기도 했던 한명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한명회는 자신이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님을 보이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 벼슬을 물리고 낙향한다는 것이 겨우 한강 이남의 지금의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압구정동에 정자를 짓고 자신의 호를 갈매기와 친하다는 의미의 압구(狎鷗)라 하고 정자를 지어 압구정이라 하였습니다. 이런 천박한 명예욕을 두고 지조 있는 선비들은 그의 권력욕을 조롱하여 갈매기를 못살게 군다는 뜻의 압구(壓鷗)로 바꿔 불렀고, 어떤 이들은 정자는 있으나 그곳에 돌아와 쉬는 이는 없으니 누가 갓 쓴 원숭이라 하지 않겠는가 하고 풍자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이에 미치니 Raven이 떠나버린 것이 내가 무심코 저지른 압구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위로가 되었던 것은 송나라 최고 명문가로 일컫는 소동파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던 중 일행 중 한명이 자신의 인생이 부질없음을 한탄했나 봅니다. 이에 소동파가 한시로 답하여 말하기를 “천지간의 모든 것은 다 변하는 것이라 내가 변하고 늙어 가는 것이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고” “천지의 모든 것은 주인이 있어 내것이 아니면 터럭 하나라도 욕심내면 안되겠지만”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내가 가진다 하여 나무랠 이 없고 써도 써도 닳지 않는 조물주의 선물이니 그대와 내가 누리면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라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래 벗과 함께 기뻐하고 술을 마시며 밤을 즐겼다 하니 노장사상이 다르지 않을 것이고 물아일체가 따로 있었겠습니까. 생각이 이에 미치니 몸이 예전 같지 않다라며 나이가 들어감을 서운해하는 선배님의 말씀에 소동파가 멋지게 읊었을 청풍명월의 명문으로 위로를 할까 하다 그것 역시 다른 생각과 함께 흩어졌습니다.
이렇게 두서 없는 생각들을 적어 보는 것은 좋은 산과 물을 찾아 구석구석 함께 다니며 좋은 이야기 들려주고 함께 걸어주는 선배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아틀란타와 뉴욕을 오가며 아이들 챙기면서 살다 보니 자주는 못 뵙더라도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산행은 참 즐겁고 멋진 일입니다. 모쪼록 강건하시고 청풍명월의 주인으로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기를 바래봅니다.
강현성 올림.
댓글목록 2
nike님의 댓글
채원이네님의 댓글
산행하면서 듣는 선배님들의 경험담에 비하면 글이랄 것도 없습니다.. 다만 잠시 뵙지 못할 거라 인사말을 갈음한 거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재주를 뽐내기 위해 열심이지만.. 이완수 회장님은 다른 이의 좋은 점을 칭찬하기에 열심입니다.. 큰 사람의 모습입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