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이퀴토스 3
털보
2008.08.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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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퀴토스에서 만난 미스터 리
40여년을 벼르던 여행이다 10대에 아마존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막연히 동경 해 오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내륙에 있는 섬 같은곳, 오로지 항공편과 열흘 걸리는 뱃길뿐 도로로는 연결이 안 된다 .숙소를 정하지 못한 관광객인 줄 알고 삐끼가 따라와 말을 걸었다. 호텔을 정했다고 하니까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본다. 차이니즈냐 하뽕(일본)이냐는 물음에 꼬레아라고 대답하니 서툰 영어로 이 동네에 미스터 리 라는 꼬레안이 있다고 가르쳐준다. 이씨성을 가진
중국인도 있으니 중국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펄쩍 뛰며 한국인이 분명하단다. 설마 이런
오지에 한국인이 살고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그 친구를 따라가 봤더니 세상에 진짜로 한국
사람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곳에 다른 한국인도 있느냐고 물어보니 1,000Km 떨어진 정글 깊숙한
마을에 사는 한국인 선교사가 전부란다. 이선생은 5년째 이곳에 살고있는데 함께 살던 딸이
리마로 시집가서 지금은 부인하고 단둘이 조촐하게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라면 한 박스가 항공운임 포함해서 20달러나 하는 이곳까지 와서 살게 된 이유를 물으니
말꼬리를 돌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겠거니 하면서 나라면 무인도 같은
이런 오지에 와서 한국말로 대화할 상대도 없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분도 일본인은 가끔 만났지만 한국인은 처음 본다면서도 그렇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 조금 썰렁하기도 했다.
숙소로 돌아와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 버너와 라면 몇 개를 챙겨 들고 이선생 가게를 찾았다.
불을 빌려 라면을 끓여먹고 싶은데 선듯 부엌 좀 빌려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휘발유
살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왜 휘발유가 필요 하냐고 하기에 라면을 끓이려고 한다니까 휘발유를 살 수 있는 곳을 알려줄 뿐 가게 주방을 이용하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몇 년 만에 만난 한국사람과 함께 저녁이라도 하자고 권할 텐데 그러지는 못할 망정 빈말로나마 자기 가게 주방 쓰라는 말도 않는 이선생의 마음 씀씀이가 각박해 보인다. 하지만 사람 맘이 다 같지는
않은 법이겠지 하며 이해하려 애쓰며 돌아서는데 노래방에 한국노래도 있으니 저녁에 놀러오라고 권한다.
저녁 먹고 아마존 강가를 거닐다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별로 내키지는 않았으나 다시
그 노래방을 찾았다. 맥주 몇 병을 시켜 노래를 조금 부른 뒤 나와 계산을 하려니 생각보다
계산이 많이 나왔다. 그곳 사람들 월수입이 30-50달러 사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찝찝했지만 혼쾌히 지불하고 팁까지 지불했다. 그리고 나서 그 동네를 중심으로 아마존강 지역에 머무는 동안 다시는 그곳에 들르지 않았다.
정글투어
본격적인 정글 투어를 하기위해 선착장으로 가니 뱃사공(?)들이 눈치채고 우리 일행 3명을
서로 잡으려 배낭을 벗기다시피 하며 잡아 끌었다. 그중에 마음씨 착해보이는 젊은 친구를
택해 가이드로 삼았다. 영어를 조금이나마 할 줄 알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배에 올라보니 미리 자리잡은 일행들이 있었다.
페루의 리마에서 왔다는 모녀중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전 CPA시험에 합격한 재원으로
합격 기념으로 엄마와 정글 투어를 하러 나선 길이었다. 정글에 있는 오두막에 숙소를 정해
그곳에서 묵을 예정이란다.
우리 일행 3명과 운전수와 조수와 그 모녀 일곱 명이 조금만 흔들려도 물이 넘어 들어오는
작은 모터보트를 타고 투어에 나섰다.
그래도 깔고 앉은 방석이 구명정이라 만약의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별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데 배가 출발한지 한참이 지난 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얼른 배낭에서 고어 택스 점퍼를 꺼내 입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 후덕지근한 날씨에는 고어 택스가 제일이다. 체온은 유지해주면서 수분은 밖으로 내보내 주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문득 옆을 보니 모녀가 서로 붙어 앉아 손으로
얼굴만 가리고 있었다. 기사도 정신이라는 게 뭔지 얼른 점퍼를 벗어줬다. 처음에는 사양하더니 재차 권하자 받아들고 함께 비를 가렸다.
잠시 후 언제 그랬냐는듯 파란 하늘에 뭉개 구름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한참을 더 가서 나무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 모터 보트의 엔진이 꺼지고 조수가 긴 장대로 노를 저어 대기하고
있던 쪽배로 다가갔다. 길고 가느다란 통나무 안을 파내어 만든 카누였는데 손님인 우리
다섯 명이 배에 옮겨 타자 조수가 물에 뛰어들어 손으로 배를 끌기 시작했다.
한 100여 미터쯤 갔을까. 건물 몇 채가 보였다. 건물이래야 싸리나무나 야자나무 등으로
만든 방갈로 몇 채였는데 나무로 다리를 놔서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주인인 듯한 사람하고
일하는 사람 세 명이 전부였다.
투숙객은 없고 우리 일행 다섯이 전부였다. 방을 들여다보니 모기장이 쳐있고 순수한 아마존에서 나는 재료로만 디자인되어 있었는데 꽤 운치가 있어보였다.
정원은 처음 보는 정글 식물들로 잘 가꾸어져 있었고 오솔길이 보이길래 들어가보니
아마존에서나 볼 수 있는 열대 나무들로 단장이 되어있었다. 금방이라도 아나콘다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대낮인데도 컴컴한 숲 속에 낯선 이방인이 들어서자 여지저기서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귄다.
잠시 후 모터 보트 운전사가 다른 곳을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여러
친구들과 함께 와서 정글 오두막에서 하루 정도 숙박을 하는 것도 괜찮다 싶었지만
달랑 일행 셋으로는 너무 적막할 것 같았다.
낮에는 괜찮지만 밤이 되면 뭘하고 지내나. 전기도 없는 이곳에서 문명에 길들여진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다.
막상 우리 일행이 떠나려니 그곳에서 몇일 지내기로 했던 모녀도 밤에 무서울 것 같아
도저히 못 있겠다며 배에 올랐다. 하긴 남자인 우리 셋도 밤에 있으라면 으스스할텐데
여자 둘이 그곳에서 밤을 보내기는 힘든 일 이었을 것이다.
돌아오면서 들어보니 여행사를 통해 3일을 있기로 예약하고 돈까지 다 지불했었는데 그냥
이퀴토스로 돌아가는 거란다.
원주민 마을
모터 보트로 아마존 원주민이 사는 마을을 방문했다. 가끔 우리 같은 관광객이 오는지
모터 보트 소리를 듣고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간신히 아래도리를 풀잎을 말려 만든 치마 같은 걸 입고 있었다. 남자고 여자고 모두 윗도리는 걸치지 않아
가슴이 다 노출되어 있어 눈길을 어디에 둘까 어색해 하는데 그 중에 추장으로 보이는 중년남자가 우리 일행을 지붕이 높은 건물로 안내해 그곳으로 들어섰다.
건물이래야 지붕만 입고 사방이 개방된 목조가옥이었다. 그곳에 동네사람들이 다 들어오자
우리를 앉으라 그러더니 뭐라고 연설을 했다.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뒤에 앉은
모터 보트 운전사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네 민속춤을 보여줄 테니 10달러를 내라는 것이었다.
20여명은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공연을 하는데 10달러면 괜찮다 싶어 OK 사인을 보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후 우리 일행을 앞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풀잎으로 만든 자기네 옷(?)을 주며 갈아입으란다.
그러더니 머리에는 깃털로 만든 모자를 씌우고 얼굴은 열매를 빻아 만든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주고 자기네 들이 추는 춤을 따라 하라고 부추긴다.
나중에 비디오 찍은 것을 보니 분장을 해서 그런지 몸이 비교적 검은 나는 아마존 원주민으로 손색이 없었는데 김병장은 살결이 워낙 희어서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공연이 끝나자 김군이 기다란 나무속을 빼낸 나무북을 나무 방망이로 두들겨본다. 드럼을 치던 실력이 있는지라 그리 귀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북을 두드리던 김병장이 갑자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늑대우는 소리를 흉내낸다.
워~우우우~하고 혀를 구부려 목구멍에서 내는 소리가 정말 늑대우는 소리같이 들렸다.
다시 북을 두드리며 몸을 이리저리 돌리다 다시 북을 두드리고 늑대 우는 소리를 흉내내는
그에 모습을 보고 공연을 마친 그들은 관중이되어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그러자 김병장 익살맞게 이렇게 말한다. “형님, 저 사람들 내일부터는
내가 한 이 레파토리를 자기네 공연목록에 추가시키지 않을까요?”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마을 사람들이 사냥하는데 사용한다는 독침을 구경했다.
작은 동물이나 새를 잡을 때 쓰는 사냥 도구인데 입으로 화살촉을 쏘는 것으로 길이가
거의 내 키 정도였다.
그걸 한번 불어보라기에 과녁을 정한 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후하고 불어 꽤 떨어진 곳에
있던 목표물을 명중시켰다. 실제로 동물을 사냥할 때는 화살에 독을 묻혀 사용한단다.
마을 구경을 마친 후 배에 올라서려는데 푸대 자루에 과일과 검은 물이 들어있는 병 두개를
모터 보트 운전사에게 건네준다. 오는 길에 운전사가 그 중 한병을 따라주며 마셔보라기에
맛을 봤더니 . 한약 비슷한 맛을 내는 독주였는데 아마존에서 나는 12가지 열매로 만든
술이란다.처음 대하는 향이 아주 독특했다. 아마 우리를 데리고 온 감사표시로 술과 과일을
선물한 것 같았다.
댓글목록 5
장효건님의 댓글
털보님의 댓글
털보님의 댓글
내가 갔다온 그 코스대로 방영된것을 보았읍니다
지구상에 더이상 오지는 없는듯
내가찍었던 추장 kbs 화면에서 보았읍니다.
회장님 (더 나이들기전에........)예, 맞심더
노~새 노~새 젊어서 놀아~~퇴폐적인 유행가 가락이 아님니다
우리 선인 들에 삶을 직시한 예찬 인 것 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더 늙기전에
노~오새 노~오새...........
김삿갓님의 댓글
이거 유전자 확인해봐야 될것 같음!!!!!
PonyTail님의 댓글
멋 쪄부러-멋 쪄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