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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산에서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

이만호
2005.09.09 12:24 1,8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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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혈기방장한 젊은 시절, 치기만만한 열정은, 아니 영혼의 광기는
산에서 죽는 것을
필생의 화두 하나로 용맹정진하는 선승의 소신공양 같은 해탈이라 신앙같이 믿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느 산악인(듀 프라)이 친구에게 남긴 ‘어느 날’이란 유서를 울며 새겼다.

‘내 어머니를 만나 말해 다오 난 행복하게 죽어갔다고,
내 아버지에게 전해다오 난 사나이였노라고,
아우에게 전해다오 나의 뒤를 이어 달라고,
아내에게 말해다오 내가 없어도 살아가라고, 네가 없어도 내가 살았듯
내 아이들에게 전해다오
너희들은 암벽에서 나의 손톱자국을 보게 될 거라고
그리고 친구여, 네게는 이 한마디, 내 피켈을 집어다오,
피켈이 치욕으로 죽는 것을 나는 원치 않는다.
어딘가 아름다운 곳에 가져가 다오.
거기에 피켈만을 위한 작은 케른을 만들어다오,
그 위에 나의 피켈을 꽂아다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산지대는 이성과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극한체험의 세계라 산아래서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생각엔 어떤 죽음도 아름답다 할 수 없다,
산에서 죽음은 그 산악인의 완성이자 끝일지는 모르지만
남은 사람과는 끊어지지 않은 로프가 아직도, 그리고 처절하게 오래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상은 종점이 아니라 반환점이다, 반드시 돌아 와야 한다.

***아래 사진은 고상돈 악우의 26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미망인 이희수여사와 유복자 고현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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