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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신이 .....

신 은 경
2004.01.13 11:57 2,8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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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새끼들과 남편님을 팽겨쳐 둔 채로 나홀로 즐겼으니 삭신이 쑤셔도 다 감당하란다.

짧지만 그래도 겨울 방학을 애비 애미가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내 팽겨쳐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산악회에서 실시하는 스키를 가기로 하였다. 큰 놈들은 벌써 부터 이번에는 어떤 것을 탈 것인지,아님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인지 많이들 설레이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러나 시쿤둥한 것은 막내와 나뿐이었다. 이유는 막내는 스키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껴지지가 않는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살때 가 본 후로는 처음이니 아무리 그림을 보여 주어도 맹숭할 뿐이다. 정작 문제는 나였는데, 그래도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또,이론상으로는 빵빵한 내가 전혀 탈 수가 없다는데 있었다. 아이들이 어릴 땐 그래도 아이들을 본 다는 이유가 그럴 듯 하여 보였지만 이제는 아무런 핑게거리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 이번에는 부딪쳐 보자. 빵빵한 스키 선생님이 계시다는데, 설마 나를 버릴까.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벌써 나는 산 정상을 탈환한 사람처럼 의기가 양양해졌다.
이른 아침부터 잠을 자다가 집결 장소로 갔고 쿠션이 아~주 좋은 버스로 눈이 보이는 고지로 도착하였다. 후끈거리는 열기와 내심 걱정으로 스키 부츠를 신고 나왔을 땐 나는 이미 아이들의 엄마도 아내도 모두 잊은 열심히 배우는 학생이었다.
정말로 능력이 넘치는 선생님과 열심한 학생이었다.(그러나 남편님의 눈에는 바람난 아줌마와 코치였다나!!1)
한 걸음 한 걸음 아이가 걸음마를 걷듯 나도 무거운 스키를 걸치고 따라하였더니,왠 일..
여기 저기서 나를 아주 높이 치켜 세운다. 폼이 그럴 듯하다,그림이 좋다.등등
애들은 그저 추켜 세워주면 잘 한다더니 나도 더욱 열심히 의욕이 넘치고,후후
드디어 걱정이 많은 리프트로의 전진 .짠 드디어 나는 해 냈다. 넘어지고 ,구르면서 하겠다는 의지를 배웠고,산과의 하나됨을 얻었다. 그리고 삭신이 쑤시는 고통도...
그래,나는 아파도 싸다. 가족을 팽겨치고 얻은 이룸의 기쁨과 행복감이 가득하니....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래도 쓸만한 학생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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