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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보셨어요?

탱크부인
2004.06.15 01:36 1,97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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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보셨어요?
일요일 밤에 봤걸랑요.

어디서부턴가 꼬이고 엇갈린 인생들이 있었습니다. 본인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힘, 국가, 권력기관 앞에서 그 인생들은 피할 수 없이 개만도 못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권력과 체제의 희생자이지만 누구보다도 권력과 멀었던 사람들... 그들이 세상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 조차 지하실 서류함 속에 꽁꽁 숨겨져 버린 사람들... 그들이 실미도에 있었습니다.

오빠들. 이런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할까요.
권력으로부터 너무나도 멀찌기 비켜나 있는 사람들과 권력에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 역사의 수레바퀴를 타고 가는 사람들과 그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리에 깔려 죽은 사람들. 또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저만큼 떨어져 있는 나같은 사람들. 우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개인의 성격차 말고 한 세대를 살고 있는 역사속의 사람으로서 말이죠.

그보다 저에게 여운을 남긴 것은 극한 상황에 처한 두 상사의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에 부하들에게 동정적이었던 한 상관과, 그 반대로 성질 드러웠던 한 상관이 있었습니다. 부하들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 되는 극한 상황에서 동정적이었던 한 상관은 망설임 없이 부하들을 죽이기로 함니다.
그동안 이 사람이 부하들에게 보여주었던 선량한 모습이 가식이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이 피해보지 않는 상황에서 내어준 호의, 거기까지가 그사람의 진심이었고 또 거기까지가 그 사람의 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빠들. 이런 생각은 또 어때요? 만약에...
내게 쌀 한 포대가 있었습니다. 배고픈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기쁜 마음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심으로. 절대 착하게 보일려고 한 것은 아니고요. 그런데 쌀 한톨이 남았습니다. 내가 이것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그 쌀은 내가 혼자 먹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일까요? 아니면 좋은 사람이었다가 나쁜 사람이 된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었을까요?
(최소한 다섯 오빠들의 답변을 보고 입장 정리하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끊이지 않는 고함과 총소리, 그보다 화면가득 빨갛게 얼룩진 피 때문에 기분이 않좋다고 남편에게 말했거든요. 남편이 그러대요. "자기야... 그거 피 아냐. 물감이여... 너같으면 진짜 피로 영화찍겠냐?..."




Gaang C: 그때 만약 실미도에 탱크가 있었다면 탱크부인 께서는 어찌 하셨을까 궁굼하네요 ? 그리고 한톨의 쌀을 혼자 먹었다 하셨는디 그전에 한포대의쌀을 나누어 먹었을때는 부인께서는 전혀 먹지를 아니했는지요? 그리고나서 마지막 한톨의 쌀을 혼자 먹으셨다면나뿐 사람이 아님니다. 왜냐면 죽지말아야 또 한포대의 쌀이 있을때 마지막한톨의쌀이남을때까지 배곺은 여러사람에게 나누어 멕일수가 있을테니까요 . . . . -[06/14-18:42]-

애틀랜타 앤디: 질문 이씀~~~니다!!! 탱크부인은 왜 요상하게도시리 오빠들만 찾쓰~~~~~님까? 여기 조산회 여성회원들이 더 짱이예요!! ㅋㅋㅋ -[06/14-18:54]-

탱크부인: 강씨아저씨.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조언입니다. 감사하고요. -[06/14-19:44]-

탱크부인: 앤디아저씨. 언니들 씨리즈도 있습니다. 무궁무진... 일년에 하루한개씩 올려도 3일 모자라는 레파토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06/14-19:46]-

산정기: 옛 말에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다고 하든데, 쌀을 나누어 줄때 왜 그한톨을 남겨서 문제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그저의가 궁금 합니다.그리고 내가 처리 할 일은 나 혼자서 지해롭게 잘 처리 하세요. 한 마디 조언 이라면 모든 문제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06/14-20:05]-

애틀랜타 앤디: 잉, 누군 오빠고 나보고 아저씨라--- 으씨!! -[06/14-20:42]-

탱크부인: 산정기님. 괜히 오랜만에 영화 한 편 본 티를 많이 냈네요. 걍 살께요. 평소처럼... 조언 감사해요. -[06/15-12:48]-

애틀랜타 앤디: 아니 탱크부인-- 언니들 씨리즈를 학수 고대하고 있는디--- 평소처럼 걍 산다면--- 이걸 어쩌고! ㅉㅉㅉ -[06/16-05:34]-

늘이네: 누군가 인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 합니다. 다리를 만진 장님,코를 만진 장님, 꼬리를 만진 장님 등등등,모든이에게 비쳐진 느낌은 다르며 또한 그 느낌이 틀리다고 누구도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자신들의 느낌을 자유스럽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네번째 오빠 -[06/20-13:37]-

탱크부인: 네번째 오빠. 공자님 이후 최대 철학가이십니다. 담번에 무지 자유롭게 말해도 괜찮죠? 너무 자유로울까봐 제 자신 걱정되네요. 또 하나의 이름 '자유부인'으로부터... -[06/26-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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