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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신 은 경
2004.08.20 00:08 1,93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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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학기를 시작하면서 하는 레프팅을 아이들과 함께 설레이기 시작하였다.
실은 수영도 못 하면서도 물을 무서워 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물놀이이기도 하고 또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물싸움을 신나게 할 수 있기에 미리부터 그 날을 짐작하며 즐겁게 준비를 하였다.
올 해는 어떤 무기가 정말로 히트를 칠 수 있을까 생각도 하고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지 하면서 바가지를 떠올리기도 하고....
어쨌거나 우리는 최신 무기 쇼핑을 하였다. 길이가 한 일미터이나 ,쭉뽑으면 이 미터로 늘어나는 정말로 굉장한 놈으로 장만을 하고 '올해는 다 죽었다'하면서 묘한 웃음까지흘리면서 말이다.
집으로 와서 내일 가져 갈 우리의 식량을 점검하는데, 모 씨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집에 파가 있으면 가져오란다. 배를 안타고 그냥 밥 해 먹으면서 즐길거란다. 이 소리에 지난 며칠 즐거웠던 흥분과 그 설레임이 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아니 자기들이 그래도 이 모임에 주축인데 함께 안하고 남는다니....
그럼 이번 물놀이는 꽝이아닌가 하는 생각에 온통 들떠있던 기분이 낙하산을 타면서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기분같으면 우리 가지 말자고 하겠건만 나보다 더 들 떠있는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으휴 내가 에미맞지?하는 기분으로 다음날 하루를 열었다.
이른 아침 우리집은 늘 북새통처럼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제법 순서를 챙겨 물놀이 대장정으로 났섰다.
굽이 굽이 길을 헤치고 옆에서 시작한 사람들의 신나는 레프팅을 보면서 늘 보는 모습의 길들이 또 다르게 느껴진다. 난 나무를 보느라 숲을 못 보고 , 또 어떤 때는 숲만 보느라 나무를 못 본다.
눈이 두개도 모자라니 한 열개쯤 되면 모든 것을 잘 보려나....
익숙한 길을 따라 도착한 우리의 전쟁터.
아이들에게 미리 무기노출을 하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는데,그만 어젯 밤 일로 말도 못하고 기분은 가라앉았다.
도착해서 정작 배를 않타는 사람은 둘뿐이었다. 이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신나게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최신무기를 자랑하듯 물싸움을 하면서 ,가끔은 아이가 커져 노도 젖지않고 풍경도 느긋하게 구경하며 하루를 잘 보냈다.
정작 집으로 와서는 왜 이렇게 부끄럽던지...
내 안에 내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다른 이웃이 중심이 되어서 흔들렸던 마음들이 부끄럽기 시작하였다.
내가 홀로 서서 즐길생각은 못 하고 몇몇이 빠지면 무슨 재미하면서 김새하였던 내가 어른이었나...
그래, 나는 늘 배운다. 이렇게 하나씩 배우다 보면 내 안에 중심이 올곳게 서면서 참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질 날이 오겠지.... 그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않고 뿌리를 잘 두고 서 있는 나무들처럼.


애틀랜타 앤디: 아니 그것을 부끄러움으로 표현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다 땅파고 들어가야되유!!! 글구 합동작전을 펴서 대장님 발톱까지 날려버린 수훈장 이랍니다!!!!! ㅎㅎㅎ -[08/2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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