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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이만호
2005.01.13 09:43 1,94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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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랫동안 하여 오던 산악회 일을 이참에 모두 그만 두는 것은 새로 출범하는 집행부와의 불화가 있어서 그러는 것 아닙니다. 그간 20여년 넘는 동안 산악회서 저의 역할이 산악회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자각은 오래 전부터 하였습니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착각할 정도로, 산악회의 오늘을 이만호 “덕분”이라는 칭찬의 말에 취해, 그 뒤에 숨은 “때문”이라는 비난이 동전의 양면같이 상존한다는 것을 깨우치는 시기를 놓쳤습니다. 사실 사람들의 칭찬에 키워진 저의 오만은 산악회 일은 “내가 해야 한다”는 자기 도취적인 독선과 방종을 낳았습니다. 그 결과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매듭으로 꼬였습니다. 제 딴 엔 갈등해소 처방전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온,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다는 불편부당不偏不黨, 무편무당無偏無黨의 중도中道를 정도正道로 삼고 문제해결을 시도하다가 안되니까 막말로 흥분하였습니다. 그러니 저의 어쭙잖은 해법이 어떤 분들에겐 치명적인 아픔으로 남았을 겁니다. 깊이 사과 드립니다. 사실 어느 쪽에서 던, 제가 자기편이어야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상황에서 중도는 없었습니다. 윈윈(Win-win) 해법을 못 찾은 저도 괴로웠습니다. 때문에 저를 원망하는 분들의 분노와 미움은 저에게도 고스란히 옮겨 와 한동안 생업에도 몰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그런 나쁜 감정을 계속 붙들고 있다는 것은 내 마음의 평화만 파괴시키는 부정적인 에너지만 키울 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나쁜 기운은 주위사람에게도 전염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하나가 해명되면 두개의 오해가 생겼습니다. 미움의 가시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미움은 키울수록 그 독성이 자기를 먼저 해치더군요. 저도 그 미움을 지우느라 무척 고생하였습니다. 우리 사랑까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이해합시다. 열 가지 잘해주다 한가지 잘 못했을 우리들, 한때는 네가 나였고 내가 너였던 우리들입니다. 기왕에 내렸던 비니까 흠뻑 젖어봅시다. 날 개이면 옷도 말리고 햇살같이 웃어 봅시다. 비 온 후의 대기가 더욱 상쾌한 법입니다. 용서하고 포용하고 웃으면 행복해 집니다. 사람들은 행복해야 합니다. 산에 가는 것도 행복추구권의 일환입니다. 산악회는 산을 즐겁게 가기 위하여 존재합니다. 제가 늘 말하듯 산악회는 산 보고 나와야지 사람보고 나오면 언젠가는 실망할거 라 했지요. 사무실도 인터넷도 회장과 부서장도 산을 즐겁게 가기 위하여 존재합니다. 저는 산을 “어떻게” 가는가에 대해 많이 떠든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까 산악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만 관심들이 많더군요. 산악회 운영 전문가들이 이외로 많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역할도 관심도 필요 없어진 겁니다. 제겐 삶의 단순화, 생각의 단순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억지를 써서라도 역할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맨 앞줄에서 뒷줄로 옮기는 것 뿐만 아니라 말도 적게 하여야 겠습니다. 저는 이번 일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깨달음을 주신분들은 저에게 미움을 주신 분들입니다. 내면이 성숙할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주었으니까요. 거듭 깨달음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끝으로, 그간 제 생각과 행동에 동의하고 동참하라고 강요한 것, 잘 못했습니다. 부디 미움을 푸시고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강 익 수: 산을 어떻게 가고 운영하든,산이 거기 있기에 간다하지 않습뎌. 기왕이면 즐겁게 말이외다. 입에 쓴약이 보약은 된다지만 즐겁지않은 산행이 몸보신에 좋을지는 없을터_____ 자, 이제 우리 모두모두 화친 합시다. 글구여,옛날같이재밌게 오르자구여 ! 암튼 요산 요수의 진수를 보였소이다. 다 합께 차 차 차 -[01/12-19:33]-


앤디 김: 오늘 아침 날씨가 무지 좋더라고요. 비는 이제 그친것 아닌가요? 화창한 오늘 기지개를 펴보며 산을 바라봅니다. -[01/13-06:52]-

오창선: 대장님, 우리 산악회는 신년하례식 같은거 언제해요 ? 일간 한번 뵈야지요. -[01/13-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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