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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등산객을 위한 피같은 조언

김삿갓
2009.12.27 14:59 7,94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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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등산에 대해선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신가요? 

며칠전 개교 20주년을 맞은 코오롱등산학교(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역사가 오래된 등산학교죠)의 이용대 교장선생님을 인터뷰한 뒤 저는 주변에서 주워들었던 등산에 대한 상식 중에 잘못된 게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닫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마 저 뿐이 아닐 거예요.주 5일제 근무다 뭐다 해서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300만명이나 된다는데, 상당수가 잘못된 상식을 갖고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왜 문제냐. 몸에 좋자고 하는 등산인데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예요. 물론 심하면 사고사할 위험도 크죠.

 몇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알파인 스틱이라고 아시죠? 등산 갈 때 짚고 다니는 지팡이요. 어떤 사람들은 그게 노인용,초보용인 걸로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예요. 아시다시피 산은 내려올 때 무릎관절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게 되잖아요. 두다리 쓰는 사람에 비해 네다리 쓰는 사람의 경우 체중이 고루 안배돼 훨씬 안전할 수 있죠. 특히 체중이 정상치보다 좀 더 나가는 분들은 필수적으로 스틱을 사용해야 한답니다. 사실 체중이 과한 분들은 살을 뺀 뒤 등산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요. 하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요. 살 빼려 등산하는데 살 뺀 뒤 등산하라니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예요. 그러니 정 하려면 너무 과하지 않게, 그리고 스틱을 반드시 사용하라고 이 교장선생님은 당부하시더군요. 또 지팡이를 하나만 짚는 건 금물이랍니다. 그건 자동차 바퀴 한쪽이 펑크난 채로 운행하는 것 못지않게 위험하다고 해요.

 또 등산할 때는 체온 조절이 무척 중요하답니다. 산에서 체온이 30도 이하로 내려가 1,2시간만 지나면 사망할 수 있으니까요. 땅에서라면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든지 해서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산에선 일단 저체온증이 오고나면 다시 체온을 올리기가 쉽지않기 때문이지요. 저체온증을 막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땀을 많이 흘리지않도록 조절하는 게 기본입니다. 흔히 땀을 많이 흘리곤 운동이 많이 됐다며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체온을 급격히 낮추니까 매우 위험한 행위예요. 운행 속도를 늦추고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며 가능한 땀을 안 흘리도록 조절하는 게 좋답니다. 등산시 옷을 조절하는 요령을 알려드릴께요. 대개 겨울산을 가면 사람들이 처음엔 옷을 껴입고 출발하게 돼 얼마 안가 땀이 나잖아요.하지만 멈춰서서 옷을 벗지 못하죠. 일행과 떨어질까봐 땀에 젖은 채로 가다가 일행이 쉬게 되면 그때서야 옷을 벗잖아요. 그러면 추워지니까 출발하면서 다시 옷을 입고, 가면서 다시 땀을 흘리고요. 이래선 계속 체온이 떨어지게 돼죠. 오히려 그 반대로 해야한다고 합니다. 출발할 때 추워도 옷을 가볍게 해서 가다가 일행이 쉬면서 땀을 식힐 땐 옷을 껴입는 식으로 말이예요.

 등산시 패션에도 문제가 많대요. 산에 간다하면 첨단소재로 만든 윈드재킷을 유니폼처럼 차려입고 나서는 분들이 많은대요. 윈드재킷은 말그대로 비바람이 심할 때 비상용으로 입는 옷이랍니다. 평상시 날씨 화창하고 좋을 때 그 옷을 입고 산에 올라다녀 버릇하면 몸이 그 상태에 길이 들어 나중에 정말 기상이 악화됐을 땐 뭘 더 꺼내입어서 몸을 보호할 여지가 없대요. 그러니 윈드재킷은 비상용으로 배낭에 넣어두고 평소엔 일반적인 등산복 차림을 하라고 합니다. 이 교장선생님은 등산 패션과 관련해 아쉬운 점 한가지를 더 지적하셨어요. 바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문제예요. 무슨 소리냐구요?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산에 와보곤 다들 놀란다고 해요. 외국 같으면 무슨 아웃도어 전문 패션쇼장에서나 볼 수 있는 최첨단 고급 등산복들이 한국 산에선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래요. 이제 무슨 얘긴지 짐작이 가시겠죠? 적당한 가격, 적당한 기능이면 주말 등산객에겐 충분하지 않을런지요.

 많은 한국인들이 무슨무슨 야유회,단합대회를 통해 등산에 첫발을 내딛게 되죠. 그러다보니 등산을 가벼운 놀이쯤으로 여기고, 산의 위험성에 대해선 별다른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교장선생님은 "그러다보니 매주말 북한산에서 크고작은 사고가 빠짐없이 일어난다"며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래서 전문 산악인이 아닌 주말 등산객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등산 교육은 받아야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세요. 등산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지엔 국가에서 세운 국립등산학교가 다 있다고 합니다. 골프나 스키 등 다른 레저와 달리 큰돈이 들지 않아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등산이잖아요.그러니 등산 인구가 급증한 지금쯤은 국가가 나서서 안전한 등산문화를 위한 교육을 시작해야한다는 것이죠.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챙겨줄 때까지는 우리 스스로라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음주 등산부터 삼가면 어떨까요. 축구나 수영을 하다 중간에 술을 마시는 것 상상해보신 적 있으세요? 그런데 왜 축구나 수영보다 훨씬 위험한 등산을 하면서 술을 마시는 분들이 있는 걸까요. 술을 마시면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져 실족할 위험도 클 뿐 아니라 몸의 에너지가 급격히 소비돼 쉽게 지치게 됩니다. 이렇게 몸이 지친 상태이면 남보다 저체온증이 올 위험도 그만큼 커지게 된대요. 

 자 이제 그만 마무리를 할께요. 등산은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외부 환경과 자신의 몸 상태에 항상 대비하는 자세로 해야한다는 점....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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