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활동

스톤마운틴이야기-돈복? 행복?

설날 아침
2004.01.23 00:03 1,6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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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연하장엔 한결같이 복 많이 받으라는 내용이 적혀있고, 만나는 사람마다 새해 덕담으로 복 많이 받으란다. 복 많이 받으라는 분들에게 무슨 복 받기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돈복이란다. 미국의Happy New Year가 행복,기쁨의 뜻인 반면 우리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는 물질적인 요소가 강조되었다. 한술 더 떠 요즘 한국에서는 올해 부자 되세요라고 돈복의 구현을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단다. 그러기에 행복, 자식복, 계집복, 수복, 건강의 오복은 언뜻 생각나지도 않을 정도로 돈복의 염원에 밀렸다. 원래 복이라는 것은 공짜나 횡재라는 의미와 함께 분수 넘는 요행이 내포되어 있다. 특히 돈복은 노력한 대가만큼의 보상보다 더 많아야 하는 플러스알파 결과를 기대 한다. 그래서 일한만큼 받는 수입은 복이 아니고 공돈 같은 횡재를 하여야만 복 터졌다고 좋아한다. 복이 터져야 비로소 행복해 진다. 그래서 일상의 잔잔한 행복은 지나는 바람처럼 놓친다. 선거 때 꿀꺽한 국회의원들의 돈복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망치게 하는 것을 보면서도 돈복이 터져야 잭팟 터지듯 행복도 터지는 줄 신앙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행복감의 표현도 <정도에 넘친다>는 부사(수식어)를 써서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그냥 행복감으론 만족 못하고 너무 너무 행복하여야 직성이 풀린다. 나아가 자식도 너무 예뻐야 하고, 공부도 잘하는 것 만으론 부족하여 너무 잘해야 하고, 노래도 너무 잘 불러야 하고, 연인도 너무 멋지고 너무 재미있어야 되고, 은혜도 충만으론 부족하여 너무 많이 내려 달라는 기복 신앙생활을 한다. 모든 것이 정도보다 넘치기를 갈망 한다. 한번 넘치는 것도 모자라 감탄사엔 너무 너무 혹은 너무나를 반복하여 강조한다. 너무 너무 사랑해요, 너무나 아름다워요. 너무라는 부정적인 수식어를 좋은 일에 너무 많이 쓴다. 그것도 너무 너무 너무나… 모든 음료수병은 위가 비어 있다. 가득채우면 압력 때문에 병 마개가 빠진다. 넘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고 한다. 너무 먹으면 배탈나는 줄 알면서도 식탐을 놓지 못하듯이 우리들의 복탐은 노력하지 않고 쾌락에 빠지기를 원하는 마약쟁이 심보라면 너무 심한 표현인가?.

자연계에선 넘치면 죽는다. 초목의 생장에 절대 필요한 햇빛과 수분도 어느 한쪽이 지나치면 죽는다. 과도한 햇빛으로 말라 죽거나 지나친 수분으로 뿌리가 썩어 죽는다. 땅이 너무 거름 져도 위로만 솟다가 바람에 쓸어진다. 땅 위로 솟는 키 만큼 뿌리도 땅 속으로 깊이 내려야 하는데 자양분이 넘치기 때문에 뿌리 내릴 필요가 적었기 때문이다. 거름진 것 같은 늪지대나 습지토양도 수분과 거름의 원료인 유기물은 많지만 이를 분해하여 만드는 양분인 질소가 부족하여 나무가 살지 못한다. 부자의 영적 가난 같다. 스톤마운틴은 돌산이라 흙도 적고 따라서 수분 저장율도 낮아 활엽수보단 침엽수가 많지만 그 뿌리들은 서로 엉키듯 바위를 끌어안고 있다. 뿌리가 줄기만큼이나 굵게 넓게 퍼졌다. 환경이 열악할수록 삶이 절박할수록 튼튼한 뿌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물도 초식이던 육식이던 먹이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도 과식을 하지 않는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동물의 왕 사자도 먹을 만치만 사냥한다. 내일을 위하여 저장하지도 않는다. 인간도 자연계의 한 종이다. 자연스럽게 살자. 복에 목매지 말고 자유스럽게 살자. 사자는 사냥에 올인하지 않는다. 강자의 느긋함이 사자의 덕목이다. 쉼표도 악보다. 한 박자 쉬며 살자. 그것이 돈복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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