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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 매트리스(Mattress)

이만호
2005.04.04 04:24 7,901 0

본문

값싼 발포 매트리스로 시작해 차츰 업그레이드 하자

왕초보 산꾼이 야영생활에 입문하게 되면 매트리스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다. 아무리 좋은 침낭이라 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눈밭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보면 매트리스의 성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좋은 매트리스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할까. 바닥의 냉기를 잘 막아주면서도 안락하다면 매트리스의 기본 성능을 갖춘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등산용 제품은 무게와 부피, 내구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건축자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이 아무리 단열성능이 좋아도 산에 가지고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부피가 너무 크거나 무거운 것은 등산용으로는 적합지 않다.

그렇다면 매트리스를 고를 때 어떤 점을 잘 살펴봐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엇보다도 단열성능이다. 아무리 보기 좋은 매트리스도 바닥의 냉기를 차단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특히 혹한기에 단열성능이 떨어지는 매트리스를 사용했다간, 밤새 추위에 떨며 고생하는 것은 물론, 다음날까지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피와 무게도 중요한 요소다. 앞서 이야기했듯 너무 덩치가 크고 무거우면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다. 접었을 때 부피가 작고 가벼워야 휴대가 쉬운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무게와 부피는 단열성능과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작으면 작을수록 성능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용도와 기후에 따라 적당한 크기와 무게, 단열성능을 지닌 제품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내구성도 살펴봐야 한다. 돌밭과 같은 거친 환경에서 주로 사용한다면 약간의 손상만 받아도 사용이 불가능한 에어매트리스 제품은 적합지 않다. 이럴 때는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도 단열성능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발포 공법으로 만들어진 매트리스가 알맞다.
마지막으로 경제성도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고급 외제 에어매트리스 하나 값이면 국산 발포 매트리스 10개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원한다면 그 정도의 투자는 감수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초보자라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에는 값싼 국산 발포 매트리스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야영을 즐길 수 있다. 발포 매트리스는 레저용의 얇은 은박 매트리스에 비하면 엄청난 기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한기를 지내보고 경험이 쌓이면 차츰 고급 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 때 가서 구입해도 늦지 않다. 특히 에어매트리스는 취급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제품이라, 어느 정도 장비 사용에 대한 이력이 붙은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산용 매트리스는 재질에 따라 발포 스펀지형 매트리스와 에어매트리스, 그리고 두 재질을 혼합한 형태의 매트리스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제품은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사용자의 필요와 환경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트리스의 종류별 특징과 취급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 에어 매트리스

성능은 최고, 구멍 나면 무용지물

우리나라에서는 에어 매트리스에 대한 선호가 약한 편이지만, 에에 매트리스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등산용 매트리스의 고전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미국 캐스케이드디자인(Cascade Designs)의 ‘서머레스트(Therm-a-rest)’를 꼽을 수 있고, 그 밖에 수많은 아웃도어용품 제조사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초기의 등산용 에어 매트리스는 스펀지를 천으로 완전히 뒤집어씌운 단순한 형태였다. 지금과 같이 공기 주입구가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고, 펼치면 스펀지의 복원력을 이용해 자동으로 내부에 공기층이 만들어지는 원초적 수준의 제품이었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보된 형태다. 질기고 내구성이 좋은 방수원단의 모서리 부분을 접합하고 내부에 복원력이 좋은 스펀지를 채운 뒤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밸브를 달았다. 간단해 보이는 구조지만, 원단과 스펀지, 밸브, 접합부 등 어느 한 곳 허술하게 처리했다가는 공기가 새어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특히 공기 주입구는 밀폐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쉽게 조작이 가능하고 충격에도 강해야 한다.

스펀지도 매트리스의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것을 사용하는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펀지 내부에 큰 구멍이 내거나 마름모꼴의 공간을 반복적으로 배치하기도 한다.

에어매트리스는 구멍이 나면 무용지물이므로 바닥에 판초우의 같은 깔개를 깔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뜨거운 버너나 코펠, 날카로운 각이 지거나 무거운 물건 등을 올려놓는 것은 피한다. 만약 사용 중 구멍이 났다면 전용 수선구를 이용해 수리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등산장비점이나 수입상에 문의하면 접착제와 패치로 구성된 전용 수선구를 구할 수 있다.

매트리스의 스펀지는 오랫동안 눌려 있으면 잘 펴지지 않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보관할 때는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밸브를 연 상태로 펴 두어야 사용시 잘 부풀어 오른다. 특히 겨울철 매트리스가 잘 부풀지 않는다고 입으로 공기를 불어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매트리스 내부에 습기가 차서 스펀지가 얼어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발포 매트리스

오래 쓰면 눌려서 성능 저하돼

80년대 들어서 선보이기 시작한 발포 매트리스는 에어 매트리스에 비해 보온력이 떨어지고 부피가 크지만, 가볍고 저렴해 등산인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 게다가 송곳 같은 것에 찔려 구멍이 나도 전체적인 보온력은 저하되지 않아, 우리나라처럼 바위와 돌이 많은 지형에 알맞다.

발포 매트리스는 원료인 폴리에틸렌을 공기와 혼합해 스펀지를 만든 뒤 여러 가지 공법으로 가공한다. 이 제품의 단열기능은 매트리스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막힌 구조의 수많은 기포 덕분으로, 이 기포 내의 공기가 단열재 역할을 한다.

발포 매트리스도 오랫동안 사용하면 바닥에서 냉기가 올라올 정도로 성능이 저하된다. 이것은 기포의 단위구조인 셀(cell)이 눌려 좁아지면서 단열층이 얇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장기간 사용으로 얇아진 발포 매트리스는 다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수명을 다한 것은 폐기 처분하고 새로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발포 매트리스는 형태에 따라 평판형과 빨래판형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빨래판형 매트리스로, 평판 매트리스에 빨래판 구조의 골을 내어 단열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빨래판형은 평판형보다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냉기 차단에 효과적이고 표면의 굴곡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보온효과를 높일 수 있다. 미끄러움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빨래판형 발포 매트리스 가운데는 크기와 무게는 줄이면서 공기층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주름을 크게 한 형태의 것도 있다. 미국 캐스케이드디자인의 지레스트(Z-Rest)라는 제품이 바로 그것. 이 제품은 단면 단열성능은 떨어지지만 침낭과 함께 사용하면 일반적인 빨래판형 매트리스보다 냉기 차단에 더 효과적이다.

발포 스펀지형 매트리스는 관리상의 큰 제한은 없지만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지지 않도록 보관용 주머니에 넣어 휴대하는 것이 좋다. 오염되거나 비에 젖었을 때는 깨끗한 물로 씻어 완전히 건조한 후 보관해야 추후에 사용할 때 악취가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혼합형 매트리스

에어와 발포형의 장점만 결합

최근 업계에선 에어 매트리스와 발포 매트리스를 장점만을 결합한 혼합형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다. 캐스케이드디자인의 ‘스트라타레스트(Strata Rest)’는 내부에는 에어 매트리스 충전재를, 표면은 발포 매트리스 재질을 채택한 대표적인 혼합형 모델이다.

이 제품은 에어 매트리스와 같은 수준의 단열성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구멍이 나도 보온력이 유지되며 내부 소재의 복원력을 이용해 자동으로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포 매트리스나 에어 매트리스에 비하면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이 단점이지만, 내구성과 안락함은 훨씬 뛰어나다.

마운틴하드웨어(Mountain Hardware)는 ‘백 컨트리(Back Country)’ 시리즈 매트리스 역시 혼합형 제품이다. 이 매트리스 또한 에어 매트리스와 발포 매트리스의 장점만을 취합한 것으로, 방수처리한 원단 내부에 단열재를 넣은 형태다. 매트리스의 윗면은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 방수원단을, 바닥은 내구성이 뛰어난 타프타 원단을 적용했다. 속에는 에어 매트리스 스펀지와 발포 매트리스를 붙인 단열재를 채워 넣었다. 에어 매트리스의 부드러운 쿠션과 발포 매트리스의 내구성을 결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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