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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뻔한 시간이었습니다.

而山
2011.06.20 09:57 1,13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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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랫분들이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할 때
저는 산에서 벼락맞아 죽는줄 알았습니다.
토내이도급 비바람 폭풍우가 휩쓰는 지구 최후의 날을 미리 보았습니다.
시뻘건 대낮에 갑자기 정말 갑자기 산속이 깜깜해 지면서
천둥과 나무 부러지는 소리에 혼비백산하였습니다.
계곡이라 바람은 세지 않았으나 귀청찟는 소리로 일단 혼을 뺍디다.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 살았다 해도
벼락 맞아서 죽었다하면 사람들이 웃을 것 아니야요?
벼락맞아 죽은 놈.
묘비명도 좀 그렇잖아요.
65년 용케 피한 벼락을 하필… 내가 좋아하는 산속에서
거기다
누구 누그들은 닭다리 뜯을 시간에….
억울해서 살아 돌아 왔습니다.
한 시간 정도 훓고 지나간 자리가 흡사 전쟁터 같았습니다.
여기저기 로드불럭 피해 집에 오니 밤10시더군요.
닭다리 뜯은 분들의 트림소리가 천둥같이 꿈속에서도 들렸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악몽이었습니다.

( 위 사진은 나의 죽음과는 상관없이 익어가는 우리집 과일들)


댓글목록 7

털보님의 댓글

털보 2011.06.20 21:49
억울해서 살아 돌아 오셨다구요?
참말로 올바른 판단 이십니다  이 극심한 불경기에...

而山님의 댓글

而山 2011.06.20 22:54
억울해서 살아 돌아 왔는데
지금은
살아 돌아온 것이 억울합니다.
살아 돌아온 나를 보고 옆지기가 한마디 멘트를 날립디다.
딸내미 시집갈때 까지 죽으면 안돼
나의 존재이유가 딸내미 웨딩에스코트용 뿐인가
억울해 하는 판에
뭐?? 극심한 불경기속에 죽지않아 다행이라고....?
부의금 얼마 된다고....못 죽게 해?
내가 왜 사는지
억울해 죽겠네.

병섭님의 댓글

병섭 2011.06.21 04:06
ㅎㅎㅎㅎㅎㅎ
(죄송 함니다.)

털보님의 댓글

털보 2011.06.23 10:30
《Re》而山 님 ,
이산님이 죽고 사는 문제가 집안 내부 사정과
연관이  있는것 까정은 잘 모르겠고
울 산악회에 앞날이 심히 걱정이 된다

윤문수님의 댓글

윤문수 2011.06.25 00:53
Under Water 촬영도 되나 보지요?  동영상이 음악과 더불어 박진감 넘칩니다.

RICKY님의 댓글

RICKY 2011.06.28 05:44
세상 살다 보면 벼라별 사람다있지. 억울해서 못죽는 사람도 있고, 억울하게 죽는사람도 있지.그나저나 큰변 볼번했네. 벼락맞아 죽는사람이야 제일 행복한 죽음이지만 사후 소문이 가관일진대. 그건 잘 피해서 살아왔구먼 살아온 기념 파티 언제 할겨?

而山님의 댓글

而山 2011.06.28 09:06
그친구 벼락 맞아 죽었어 하면
우리 몰래 벼락 맞을 짓 했나보지?
그렇게 말할까봐 못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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