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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산악회
2003.12.02 02:38 2,14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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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 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이니까.

오해란 이해 이전의 상태 아닌가. 문제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실상은 말밖에 있는 것이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는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진다.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 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 여섯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 뿐이오."
K. 크리팔라니가 엮은 <<간디어록>>을 읽다가 이 구절을 보고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사아밧티이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 앙굴리마알라를
귀의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아니었다.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비였다.
아무리 흉악무도한 살인귀라 할지라도 차별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벌이 꽃에서 꿀을 모으듯 책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활자로 나타나지 않은 여백까지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독서가 취미라는 학생은 정말 우습다. 노동자나 정치인이나 군인들의 취미가
독서라면 모르지만, 책을 읽고 거기에서 배우는 것이 본업인 학생이 그 독서를
취미만큼으로 여기고 있다니 정말우스운 일이 아닌가.

이웃들에게 나는 이 새벽, 길섶에 피어 있는 붓꽃이나 나리 꽃을 한 아름씩 안겨 드리고 싶다.
어려운 생계를 위로하면서 희망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람은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한,
바캉스가 뭔지도 모르고 부지런히, 부지런히 살아가는 한,
언젠가는 복된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삶의 향기란, 맑고 조촐하게 사는 그 인품에서 저절로 풍겨나오는 기운이라고 생각된다.
향기 없는 꽃이 아름다운 꽃일 수 없듯이 향기 없는 삶 또한 온전한 삶일 수 없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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