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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마운틴 이야기(5)-역사 3억년

이만호
2004.02.27 23:41 1,28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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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호
스톤마운틴 안내책자에 의하면 이 산은 3억년 전에 지각 밑의 마그마(melted rock)가 지표위로 솟아 올라 팥죽처럼 부글부글 끓다가 찐 빵 같은 형태로 식어서 형성된 거대한 화강암 돌덩이다. 산 꼭대기(비록 해발 1686피트지만)에서 보면 망망한 지평선에 홀로 솟아 있는 돌연변이 산 같지만 깊은 땅속으론 100여 마일 떨어진 애팔라치안 산맥과 이어졌고 그 산맥과 같은 시기에 생성된 줄기라고 한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인 빌 브라이슨이 쓴 애팔라치안산맥 종주기에 보면 애팔라치안산맥은 4억 7천만년 전에 맨틀(지각과 핵의 중간부)들이 충돌하여 “마치 카펫이 주름져 올라 오듯” 조산대(造山帶) 띠가 조지아에서 메인 주까지 2천 여 마일 이어졌다고 기술하였다. 1억 7천만년의 나이차(오차일지도)가 나는 형제인 셈이다. 지구의 나이를 과학자들이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수 억년동안 맨틀들이 몇 번 더 부딪치고 융기하여 초기 애팔라치안은 히말라야에 필적하는 위용의 산세를 자랑하는 높이를 이루었단다. 더욱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그리고 스칸디나비아, 더구나 남극대륙까지 애팔라치안과 같은 한 훼밀리였다가 떨어져 나갔다는 지질학적 이론은 나의 상상으론 짐작하기 어려운 시공간이다. 훌로리다도 원래 아프리카에 속해 있다가 애팔라치안쪽으로 시집왔다니 추론이 불가능한 억천만겁한 시간의 영역이다. 어쨌던 지구상에 가장 오래 된 지형에 구름을 뚫고 웅장하게 솟았던 애팔라치안 산맥은 영겁의 세월동안 침식하여 지금의 산세로 낮아졌다. 히말라야와 알프스는 아직도 높이를 조금씩 키우는 조산활동을 계속하지만 워낙 오래 된 쇠퇴기의 애팔라치안 산맥은 점차 닳기 시작하여 초기 산세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자세로 겸손하여졌다. 인간의 눈에 불변적인 산도 불가항력적인 우주순환 시계 앞에서는 아주 일시적인 존재다. 아득바득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는 말하기도 멋적은 촌광에 불과하다. <산 꼭대기의 과학자들>의 저자이자 지질학자인 제임스 트레필의 계산대로라면 매년 덤프트럭 몇 대분의 자연적 침식작용만으로도 애팔라치안 산맥들은 2백만년 안에 모두 평평한 벌판으로 변할 것이란다. 지금부터 2백만년 후는 정말 알게 뭐냐는 시간대다. 그러나 스톤마운틴은 평평하여 지기 전에 벌써 19세기 중반부터 인간이란 해충들에 의해 깎여지기 시작하였다. 바로 채석산업 돈벌이 때문이다. 남북전쟁 중엔 기념비나 묘비의 수요가 많아 제법 번창하였다. 그러다 남북전쟁이 끝난 1867년에 한 채석회사에 14.400불에 팔렸다. 사람이 만든 일이백년 된 도자기나 그림 값에 비하여 초월적 신이 창조한 3억년이나 된 작품치고는 너무 헐값이다. 신의 창작품 스톤마운틴 돌은 화강암이 되기 전, 긴 세월을 두고 서서히 식었던 바위라 시루떡 같은 층이 생겨, 쌓아 둔 트럼프를 들어내듯 채석이 용이하여 건축자재로 조각 조각 쪼개져 팔려나갔다. 조지아 주 의사당건물이나 연방국회의사당 계단을 비롯하여 멀리는 일본 도교의 제국호텔 건축재로도 팔려 나갔고, 파나마운하의 토목공사 재료로 바닷물에 잠기기도 하였다. 그러다 1893년에 48.000불에 다른 회사에 팔렸다가 1930년대부터 채석산업이 쇠퇴하며 1935년에 회사가 파산을 하였다. 그 동안 쪼개져 나간 돌을 1피트 넓이로 깔아 놓으면 북극에서 남극까지 이을 수 있는 규모의 분량이었다. 뒤늦게(1958년) 조지아 주 정부에서 구입하여 주립공원으로 지정하였지만 관리보호에 무능하였다. 때문에 수년 전부터 한 개발회사(Silver Dollar City)에 관리권을 위탁하여 수익성 있는 공원건설이라는 명목으로 마구잡이 공사가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에겐 이익창출을 위하여서는 3억년이라는 시공간(視空間)도 순식간에 자를 수 있는 나무토막에 불과하다. 한국의 정치인들처럼 3억 10억 100억의 수치는 돈의 액수로 의미와 가치가 있을 뿐이다. 내가 보유한 억이란 고환 속의 수억 마리의 정충이 고작이다. 그 외의 억은 나의 인식능력을 넘어서는 무한의 숫자다. 그래도 많은 날, 3억년 된 바위에 앉아 1억5천만 킬로미터를 광속으로 달려 온 햇볕을 즐길 수 있는 시공(時空)을 억수로 만끽한다는 것, 행복이고 기적이다. manholee@msn.com



산: 잘 배웠읍니다. 훌륭하십니다. -[02/27-15:37]-

산돌뱅이: 조금전에도 갔다 내려 왔는데 그산이 어떻게, 언제 생성 되었는지 궁금 했었는데 그렇구만요. 하여튼 아트란타에 사는 사람들에게 스톤 마운틴은 축복 인것 만은 분명 한것 같읍니다. -[02/28-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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