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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마운틴 이야기(6) 얼레지 꽃이 피었다

이만호
2004.03.20 23:18 1,0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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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스톤마운틴-역사 3억년> 내용 중에서 “이 산은 3억년 전에 지각 밑의 마그마(melted rock)가 지표위로 솟아 올라 팥죽처럼 부글부글 끓다가 찐 빵 같은 형태로 식어서 형성된 거대한 화강암 돌덩이다(안내책자 인용).”가 잘못 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구의 암석은 생성원인에 따라 퇴적암과 화성암과 변성암이 있는데 화강암은 화성암으로 지표 깊은 곳에서 생성된다 하여 심성암이라 분류되며 화성암이 지표위로 분출하면 용암 같은 화산암이 된단다. 오류를 지적하여 주신분은 지질학을 전공한 분으로 스톤마운틴은 마그마가 지각 밑에서 끓다가 식어서 형성된 거대한 화강암 돌덩이였지만 오랜 세월동안 침식되어 오늘의 모습으로 노출되었다고 한다. 또한 지구상의 대륙들은 물위에 떠 있는 뗏목처럼 움직이며 모자이크같이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에서 산맥 생성의 조산운동까지 특강을 해 주었다. 그러나 나의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새 지식의 놀라움에 머리까지 지각운동地殼運動을 하는지 어지러웠다. 거기다 보태어 며칠 후엔 물리학자로부터 태초 우주 생성의 “대폭발 Big Bang”설과 태양계와 행성, 운석, 영자 순자 아닌 원자, 양자, 분자 등을 들으니 머리를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 내어놓고 있는 것 같아 잠도 잘 못 잤다. 지금 지구의 모습은 우주의 역사와 견주어 보면 순간적인 스냅사진에 불과한데도, 지난 수 백년동안 시도되어 온 수많은 과학적인 규명 노력은 최근에야 증명 혹은 오류로 밝혀진 것이 많지만, 아직도 최종적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론과 법칙이 많지 않단다. 며칠 전에도 미 항공우주국 NASA에선 명왕성바깥에 제10의 태양계 행성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렇듯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더구나 나 같은 음치는 도달할 수 없는 음역音域이 있듯이 세상살이도 한정된 카테고리 범주 안에서 꼼지락거리며 산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주판은 알아도 컴퓨터는 모르는 세대다. 생경하고 심각한 화제보다는 술이나 마시자 그리고 대통령 탄핵이야기나 하자 한다. 흑운모 백운모? 바위도 털 나냐? 그런 거 몰라도 돈 버는데 지장 없다. 사는데도…이공계 지식 없어도 자동차 운전하잖냐. 행성과 충돌? 술 맛 떨어진다. 골치 아픈 건 하나님께 맡겨라. 마음 편하게 창조론을 믿어라. 생물학적 진화론을 믿지 않아서인지 영적진화가 유인원 수준인 친구의 말이다. 평소 머리는 베개 베는데 만 사용할 정도로 단순,무식하게 살자던 친구들이라 술자리서 반론은 몸싸움이 될 수도 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유인원의 무지막지한 광신적 열정이 화산으로 폭발하기 전에 화제를 돌려야 한다. 우리는 종종 이런 자리를 주객전도(主客顚倒/酒客傳道)를 위한 신앙간증 시간이라 부른다. 방언이 나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그렇잖으면 철야예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톤마운틴에 지난 주부터 봄의 전령인 얼레지 꽃이 피었다. 이 꽃은 양지바른 곳에 낙엽을 헤집고 두개의 알록달록한 타원(피침)형 잎새를 바닥에 깔고 한 뼘 남짓한 꽃대를 올려 여섯 잎의 꽃으로 고개 숙여 핀다.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여섯 꽃잎이 낮엔 뒤로 말려 올라 붉은 꽃술이 노출된 형상을 보고 어느 시인은 밤새도록 거시기한 화냥년이 치마 걷고 숯불 같은 정염으로 대낮까지 몸을 사르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꽃말도 바람 난 여인이다. 한국 얼레지꽃은 자홍색인데 이곳의 꽃은 노란색으로 쉘터 왼쪽 위부터 얼레리 꼴레리하게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다. 이어서 다음 주쯤엔 자주색 달개비 꽃이 필 거다.
꽃이나 나무, 별, 무지개 등 자연현상은 지질학이나 물리학의 지식 없어도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그러나 어느 사물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물에 대하여 더 알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사랑은 관심이다. 도움 주신 두 분께 감사합니다. manholee@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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