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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빙하 균열 급속도로 진행”

김삿갓
2007.09.16 12:21 1,84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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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빙하 균열 급속도로 진행”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9-15 02:51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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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caption.gif▲ 5월에 산악인 엄홍길씨가 로프를 잡고 네팔 히말라야의 로체샤르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엄씨의 뒤로 보이는 빙하지대엔 군데군데 땅과 바위가 드러나 있다. 엄씨는“1980년 후반 이 빙하지대는 하얀 빙하와 눈으로 덮여 있었지만, 히말라야의 기온이 올라가 빙하가 녹
산악인 엄홍길씨 체험담 “안내하던 셰르파, 틈 속으로 사라져” 눈덩이 머리위로 쏟아져 원정대원 2명 숨지기도 지난 5월, 해발 8000m급 히말라야 16좌 봉우리를 세계 최초로 정복한 산악인 엄홍길(47)씨는 지구온난화를 온몸으로 체험한 사람이다. 10년 전인 1997년 봄, 안나푸르나 빙하 지대에서다. 당시 눈발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졌다. 결국 원정대는 베이스캠프로 되돌아와 날이 개기를 기다려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엄씨는 천을 단 긴 장대를 설원에 꽂아 길을 표시해 두었다. 빙하지대에 눈이 덮이면 길을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흘 후 등정이 재개됐다. 엄씨의 원정대는 미리 꽂아둔 장대를 바라보며 한 번 갔던 길을 되짚어 갔다. 10m 가량 선두에 선 셰르파를 따라가던 엄씨가 거센 바람에 잠깐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든 순간, 셰르파는 온데간데 없었다. 사흘 전만 해도 멀쩡했던 빙하지대에 크레바스(crevasse·빙하의 표면에 생긴 깊은 틈)가 생겼고, 눈에 덮여 가려진 크레바스를 보지 못한 셰르파가 깊은 틈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셰르파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다. 엄씨는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와 빙하 사이에 균열이 생기는 과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빙하는 등산로의 가파른 경사를 완만하게 해 눈사태를 방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하지만 히말라야의 빙하 해빙으로 눈사태 위험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2003년 10월에는 엄씨의 원정대도 이로 인한 사고를 당했다. 로체샤르 해발 8200m 지점을 지나 정상을 150m 가량 남긴 지점에 도달한 순간, 갑자기 ‘쩡’하고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 살짝 언 채 뭉쳐진 커다란 눈덩이가 머리 위에서 그대로 쏟아졌고, 동시에 외마디 비명과 함께 원정대원 두 명이 3000m 아래의 절벽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목숨을 잃었다. 엄씨는 결국 정상 정복을 포기했다.

엄씨는 “문명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의 변화를 보지 못한다”며 “(나는) 오랫동안 자연을 현장에서 직접 대면하면서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자연의 변화가 얼마나 급격하게 일어나는지, 그것이 인류의 생존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안락함을 즐기는 동안 지구는 신음해 왔고, 이는 결국 인류 존속의 시간을 점점 단축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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