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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e Tex 기능성 의류

이만호
2005.03.15 11:59 3,28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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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재의 대명사 고어텍스


1924년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실종됐던 맬러리의 시체가 지난 1999년 75년 만에 발견됐다. 설산에서 엎드린 자세로 미라가 된 맬러리의 시신은 6mm의 얇은 옷을 입고 있어, 그가 처했던 극한상황을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 당시 그들은 해발 5000m를 넘으면 산소 양이 평지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도, 폐수종을 피하려면 8850m 등정에 성공한 뒤 죽을 힘을 다해 내려와야 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처럼 기능성 소재로 만든 방한복과 최첨단 장비들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한계영역을 확장시켜 왔다. 만일 맬러리가 흔히 고어텍스로 통칭되는 기능성 등산복을 입고 최첨단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면 1953년 힐러리의 에베레스트 초등의 역사는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인가? 아웃도어 소재이야기 그 첫 번째로 방수·투습 소재의 대명사 고어텍스의 모든 것을 풀어놓는다.




아폴로 11호 달 착륙과 함께하다


등산복, 등산화, 스키복 등 다양한 아웃도어 용품에 부착된 다이아몬드 모양의 고어텍스 로고를 심심찮게 보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매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고어텍스 주세요” 하는 경우까지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고어텍스, 그러나 고어텍스는 제품이나 브랜드 명이 아니라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스판덱스와 같은 원단의 이름이다. 다만 뛰어난 방수·투습 기능을 갖도록 특별히 고안된 기능성 소재의 한 종류다.

고어텍스의 역사는 1957년 빌 윌리엄 고어Bill William Gore에 의해 시작된다. 당시 미국 듀폰사의 연구원이던 빌 고어는 불소수지막 PTFEPolytraflore Ethylene의 용도를 찾아내는 연구를 하던 중 이 물질이 전선의 피막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상사에게 보고하였으나 상사가 이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자 1958년 아내 비브 고어Vieve Gore와 함께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연구를 지속하며 창업을 하게 된다.

빌 고어는 고어사W.L.Gore & Associates, Inc. 설립 이후 처음으로 PTFE를 이용한 절연전선Wire과 케이블 제품을 출시하였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인 1969년 달에 착륙한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전선 제조에 참여하게 된다.
같은 해 빌 고어의 아들 밥 고어에 의해 PTFE를 팽창시켜 의류, 신발 등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놀라운 성질을 가진 최첨단 물질 expended-PTFE가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기능성 소재 고어텍스의 실질적인 효시인 셈이다.



물 입자는 NO, 수증기 입자는 YES


아웃도어 신발과 의류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는 고어텍스는 방수·투습성이 특히 뛰어난 기능성 소재로 기존 방수·방풍 원단에 사용하던 고무 코팅 대신 불소수지막 e-PTFE를 얇게 붙여 투습기능을 강화시킨 것이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수분흡수는 차단하고, 몸에서 발생한 땀은 밖으로 쉽게 내보낸다.

이런 특별한 기능의 비밀은 고어텍스의 얇고 하얀 막 멤브레인Membrane을 구성하는 e-PTFE에 있다. 이 물질은 1평방 인치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기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공 하나의 크기는 0.2미크론이다.

방울 입자보다는 5천~2만 배 이상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이상이나 커서 물방울 입자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막아주고 수증기는 밖으로 쉽게 배출시킨다. 이런 원리에 의해 고어텍스는 비나 눈에 잘 젖지 않으며 운동이나 산행시 몸에서 땀이 나더라도 밖으로 잘 빠져나가 쾌적한 상태를 유지시켜 주게 된다.

실제로 한 손에는 고어텍스 장갑을, 다른 한 손에는 비닐장갑을 끼고 실험을 해 보면 몇 분 지나지 않아 금세 그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닐장갑을 끼고 있던 손은 금방 습기가 차서 손에 땀이 나는데 고어텍스 장갑을 낀 손은 전혀 변화를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고어텍스의 종류


고어텍스는 접합방식에 따라 크게 2레이어(2-Layer)와 3레이어(3-Layer) 제품이 있는데, 최근에는 겉감 + 고기능 non-waven fabric + 고어텍스 멤브레인 + 니트 안감으로 구성된 4레이어(4-Layer)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2, 3, 4레이어 고어텍스는 근본적인 투습·방수 기능에 있어 별 차이는 없다. 다만 고어텍스 멤브레인에 겉감만 붙인 2레이어 고어텍스는 일반 등산복과 스키복 등에 주로 이용되며, 멤브레인 안쪽에 안감을 덧댄 3레이어 제품은 약간 무겁고 둔하지만 내구성이 뛰어나 전문 산악용 제품에 많이 쓰인다. 견고함을 더욱 보강한 4레이어 고어텍스는 등산화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원단을 비교해보면 쉽게 몇 레이어인지 구별이 가능하지만 완제품으로 2, 3, 4레이어를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다. 보통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2레이어를 사용할 땐 얇은 나일론 안감을 사용하고, 3레이어는 안감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 완제품의 두께는 비슷하다. 더구나 덧대는 안감이나 겉감의 소재에 의해 경우에 따라서는 2레이어 제품이 3레이어 제품보다 더 두꺼울 수도 있다. 보통 3레이어가 2레이어보다 조금 더 무겁고 비싸므로 제품을 고를 땐 미리 효율성을 따져본 후 원단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우주복, 인공혈관에도 쓰인다

흔히 등산용품을 비롯한 각종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성 소재로 알려진 고어텍스의 출발은 원래 산업용 소재였다. 개발될 당시 고어사의 첫 제품도 절연전선과 케이블이었으며 고어텍스 원단이 처음 개발된 것은 1976년의 일이다. 1981년 NASA의 콜롬비아호 우주복에 고어텍스가 사용되면서 점차 군복과 등산복, 아웃도어·레저용 의류에까지 활용범위가 넓어지게 된 것이다.


고어텍스는 의료용으로도 이용된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의료용 고어텍스는 인체의 세포조직이 고어텍스의 기공 속에 들어가 완전히 일치되기 때문에 생체의 거부반응이 거의 없어 현존하는 인공혈관의 소재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인공심장의 판막, 인조 뇌막 등에도 이용되고 있으며,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성형외과용 수술에 특히 많이 활용된다. 주로 코를 높이거나 가슴확대 수술, 무턱 수술 등에 사용되는데 조직적합성이 좋아 실리콘에서 볼 수 있는 과민반응 등의 문제점이 적다.

그 이외에도 고어텍스는 전자·화학 분야에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치실, 기타줄, 연료전지의 원료, 휴대폰 제조에까지 쓰인다고 한다. 고어텍스가 가장 널리 이용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섬유 분야다. 특히 주5일제가 확산되고 여가 시간이 증가하면서 등산, 레저, 스포츠, 여행 등 아웃도어에 대한 요구는 기능성 소재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의류업계가 사실상 매출감소로 고전하는 가운데 코오롱스포츠,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등 아웃도어 업체들은 작년 한 해 20~40% 정도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사회 여건의 변화와 더불어 고어텍스가 새롭게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첨단소재의 기능성을 살리면서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시티웨어다. 최근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버버리, 프라다, 휴고보스 등이 앞장서 고어텍스 소재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제일모직, 금강제화, FnC코오롱 등 국내 브랜드에서도 고어텍스를 소재로 한 정장, 캐주얼화 등이 생산되고 있다.



고어텍스, 만능 소재인가?

상당한 고가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고어텍스를 즐겨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투습성이 높아 땀을 잘 배출해 쾌적한 야외활동을 보장해 주는 등의 높은 기능성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섬유에 비해 뛰어난 방수·투습 기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고어텍스가 만능이라 말할 수는 없다. 외부로 수증기를 배출하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땀이 심하게 날 경우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 다른 일반 방수·방풍 원단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 따라서 땀이 많이 날 경우 옷을 활짝 열어 젖혀 옷 안에 찬 습기를 수시로 배출시켜 주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장기산행을 강행하면 옷 안에 습기가 들어차 오히려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어텍스를 고를 때는 먼저 자신이 즐기는 야외활동 스타일을 잘 파악한 후 거기에 알맞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봄, 가을 근교 산행이나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일반 고어텍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값이 비싸다고 해서 더 좋은 게 아니니 굳이 고어텍스 XCR 제품으로 살 필요는 없다. 겨울철 빙벽 등반이나 고산 등반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투습성이 좋은 2겹의 고어텍스 팩라이트, 고어텍스 XCR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격렬한 등반이나 운동을 하다보면 땀의 배출이 많아져 3겹, 4겹의 고어텍스는 2겹의 고어텍스에 비해 투습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때 겉감이 너무 무거우면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으므로 고어텍스 막에 덧대는 겉감의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

고어텍스를 사용한 등산화는 방수가 되면서도 통기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었지만 발에서 나는 땀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 너무 더운 날씨에는 공기가 잘 통하는 다른 원단의 경등산화보다 오히려 땀이 더 많이 나고 더워서 좋지 않다. 그러므로 기본 기능을 잘 갖춘 등산화에 고어텍스 재질이 보강된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잘 살펴야 할 곳은 멤브레인과 안감, 겉감과의 접합부분이다. 수분이 스며들지 않도록 심실링으로 테이핑 처리된 제품을 골라야 하며 튿어지거나 접합이 약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고어텍스도 세탁해야 한다

불소수지막의 미세한 기공은 땀이나 먼지 등에 오염되어 쉽게 막히기 때문에 고어텍스 제품은 청결을 유지시켜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코팅된 접착물이 분리되기 쉬우므로 세탁 및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오염이 심할 경우 40℃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손세탁을 하거나 세탁기에 돌리는 것이 좋다. 심하게 비벼 빠는 것도 나쁘지만 고가의 제품이라 해서 무작정 드라이크리닝을 해서는 안 된다. 멤브레인이 손상될 우려가 있으니 지퍼나 단추는 반드시 채운 후 세탁하도록 하되 표백제나 섬유유연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직사광선에 훼손될 우려가 있으니 뒤집어서 말리지 않도록 한다. 또 건조 후 낮은 온도에서 스팀다림질을 해두면 발수기능이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

고어텍스 신발의 경우 사용 후에는 반드시 부드러운 솔로 흙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손세탁을 하는 것이 좋으며 3개월에 한 번 정도 발수제를 뿌려주는 것도 발수기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어텍스 제품을 오래 이용해온 사람들은 오염이 지나치게 심한 경우만 아니라면 자주 세탁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고어텍스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고 아웃도어 활동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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